2003.12.17 10:08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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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그 많은 밤들
조용한 숨결로 내 곁에 남아
아침을 기다려온 너 없이
밝은 빛 아래 나 혼자 나가면
나는 방황하는 유령

땀에 젖어 먼길 돌아올 때면
지팡이 되어 따라만 오더니
이제는 앞서 가며
자꾸 커지는구나

내 마음에는 가지가 많아
가지마다 무수한 잎들
바람이 불면 몹시 흔들리고
나의 그림자
얼마나 어지러웠을까

서리 내린 이마 아래
부서지는 시간의 아픔과 슬픔
긴 강이 되어 흐르는구나
생각하면 나도 너의 그림자
우리는 서로의 그림자 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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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기영주
    2003/12/17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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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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