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다 타기까지

2003.03.08 06:11

박경숙 조회 수:152 추천:8

지은, 글라라씨.

생각해보니 단 한번도 영세명으로
지은씨를 불러본 적이 없는 것 같으네요.
우린 처음 '교우'로 만난 것이 아니라
'문우'로 만났기 때문인가 봅니다.

오늘 아침은 여기 저기서 지은씨의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이 목로주점은 말이죠.
주인이 부지런히 움직여야 손님도 글을 남기기가
무색하지 않다는 것 아시지요.
그러니까 나마스테 님이 '군불'을 때야한다는 의미가
바로 그것인가 봅니다.
언제든지 손님이 들어도 훈훈한 그 분위기 때문에
한 말씀 남기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는....
오늘은 지은씨의 온기가 가득한 이곳에서
저도 제 마음을 놓고가기가 덜 무색하네요.

하와이건 전에 말이죠.
혜령씨 출판기념회에 오실 수는 없나요?
아마도 4월 8일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진작에 시집이나 소설집이 하나 나왔어야될 사람이지요.
문단에 자기가 먼저 나와놓고 저한테 '꽃미 선배'라고
불러주니 고맙더군요.
뭐 인생선배쯤은 되니까...
또 구태여 따지자면 등단 무시하고 소설쓰기로 치면 내가 선배인 것 같기도 해요.

아뭏든 책을 낼만한 사람의 기다리던 출판이라
모두 성심성의를 다해 축하하는 분위기입니다.
꼭 오시면 좋겠습니다.

제 몸을 다 태워 빛을 밝히는 촛불처럼
지은씨가 바치는 시간과 정성이 하늘로 타오르기를 빕니다.
아벨의 번제가 하느님을 만족시켰듯이....
그분은 뭐든지 정성을 다한 것을 좋아하신다니까요.
때론 응답이 없으셔도
응답이 없는 그것도 그분도 응답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다만 그분은 우리가 낮아지기를 기다리신답니다.

얼마나 더 낮아져야 그분이 만족하실지.
때론 투정을 부립니다.
나는 이길을 더 못가겠다고..
기도도 더 못하겠다고...
그러나
다시 일어나 촛불을 밝힐 때
눈물 속에 내 마음이 하느님 닮아있는 순간을 발견하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촛불이 다 타기까지 그대의 마음
점점 그분을 닮아갈거랍니다.
- 경숙 루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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