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몹시 몹시 늦었습니다.

2003.03.10 03:35

김 혜령 조회 수:132 추천:9

안녕하세요? 전지은님. 인사가 몹시 몹시 늦었습니다. 가끔 이곳을 기웃거려보기는 했으나 상면도 못한 처지에 불쑥 나서서 인사하기가 쑥스러워 미루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난 일은 없으나 어쩌면 언젠가 한 공간에 함께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98년이었던가요. 한국문화원에서 '하나와 둘 사이' 시극을 하던 때, 수필 작품을 발표하시지 않았던가요? 화사한 '꽃밭' 사진이 제 기억에는 남아 있습니다. 그때 먼 곳에서 오셔서 참석하셨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혹시 그날 촛불 들고 계단을 올라오며 시를 외던 사람을 기억하시는지요? 안 들릴까 봐 구호 외치듯 제딴에는 큰 소리로 외치며, 촛불이 꺼질까, 떨어뜨려 불낼까, 걱정하며 맨 앞에서 올라오던 사람이 저 였습니다.
저도 님의 글을 관심 있게 살펴 읽는 독자 입니다. 특히 "쑤우니, 그 여자" 같은 글은 현장감이 느껴져 좋더군요. 간호사, 그것도 중환자실의 간호사로 일하시려면 하루하루 생과 사를 넘나드는 아픔과 함께 살아야 할 터이니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예민한 감수성으로 하루하루 삶의 극을 겪어내려면 때로는 뼈를 깎는 아픔이리라 짐작하고, 그만큼 깊이 있는 글을 쓰시리라 기대해 봅니다.
지난 목요일 드디어 제 첫 창작집 "환기통 속의 비둘기"가 제 손에 들어왔고, 금요일에야 기념모임날짜와 장소가 정해졌습니다. 4월 8일 오후 6시 입니다. 자세한 것은 차후 알려드리지요. 제가 복이 많은지 소설가 협회의 여러 "언니", "오빠" 들이 살뜰히 살펴주시므로 저는 아주 신이 나 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고 곧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22,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