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결심

2004.05.02 09:44

노기제 조회 수:470 추천:107

010604 새해 새 결심?
노 기제
갑신년 새해다. 육십 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육십 년 전 갑신년을 난 겪지 못했다. 사실상 어제에서 오늘이 된 것뿐인데. 교회에서도 새로운 결심으로 신앙생활을 하자고 수선들이다. 새해에는 어떤 결심으로 신앙생활을 하실 것인지 청년 부에서 인터뷰 요청을 한다.
새해라고? 앞으로 일 년의 계획?
내게는, 아니 엄격히 말해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오늘 이 순간이 있을 뿐이다. 보장되지도 않은 내일을 위해 새로운 결심을 하느니 차라리 오늘 이 순간에 충실하자. 내일이면 아마도 난 떠날지도 모른다. 아니면 당신을 떠나 보낼 수도 있다.
내일이 있다고 느긋하게 시간을 늘려 놓고 오늘 이 순간 난 당신을 판단하고 있다. 새로이 직원이 되지 못한 것이 분하고 억울해서 선거위원장에게 마구 해댄다. 어떻게 날 뺄 수가 있느냐고. 혹은 내 남편을 왜 직원에서 제거했느냐고. 또는 그 사람은 절대 장로 시키면 안 된다고 게거품을 물고 떠들어댄다. 바로 그 사람 앞에선 간이라도 빼 줄 듯이 장로를 해야 된다고 마음을 떠보더니. 뒤에 가선 아니 된다고 의견을 모으러 다니는 뒤통수치기나 일삼는다.
나 자신을 돌아볼 줄 모른다. 내가 저지른 숫한 죄들은 다 잊었다. 간음죄를 저질렀던 나보다 교회에 늦게 오는 다른 사람은 결코 장로를 시키면 안 된다는 어불성설. 내 죄가 사함 받은 줄 알면 다른 사람도 당연히 죄 사함 받은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곁들이면 오늘 이 순간의 내 발언, 내 행동, 내 생각을 반드시 고쳐야 함을 깨달을 수가 있다.
사람 앞에 살지 않으면 된다. 사람은 앞과 뒤를 함께 볼 수가 없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산다면. 앞과 뒤뿐 아니라 양옆도 함께 보시는 하나님 앞에서 말하고, 행동하며, 살기만 한다면 우린 한 점 후회도 남기지 않고 세상을 살다 갈 수가 있다.
비록 오늘 이 순간, 내가 당신이 미워 욕을 하더라도 그 미운 마음조차도 하나님 앞에서 하면 자신 있게 욕하며 당신이 변해 주기를 종용할 것이다. 내 생각이 짧아 내 틀에다 당신을 끼워 넣으려 판단을 해도 하나님 앞에서 당당하게 하자. 그렇게만 한다면 나는 곧 나의 부족함을, 나의 옳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새해가 밝았다. 어제에 이어지는 오늘일 뿐이지만 내일은 꼭 오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가진 오늘 이 순간을 하나님 앞에서 살기로 했다. 바깥세상에서도 이렇게 살아야 하거늘, 하물며 하나님 전인 교회에서야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직 시간이 길다고 생각하는 우리 청년들이, 내일은 반드시 온다라고 자신하지 말 것을 기대해본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날 들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물론 그들 청년들의 학부모인 우리들 모두도 함께 생각해 보고 삶의 방향을 잡고 싶다. 내일은 반드시 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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