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2007.05.18 09:45
멀쩡한 대낮에
시커먼 연기 떼를 이뤄 피어 오른다
산불인가?
빨간 불꽃이 알맹이 되어
춤을 춘다
바로 내집 뒷 산 쪽이다
뉴스로만 듣고 보던 불의 재앙이
내 삶의 현장을 덮치는 모양
설마 내게 이런 일이
불똥이 튀기전에
피하라는 외침이 낯설건만
문 두드리며 내게 말한다
이 집에서 나가라
이 지역을 속히 빠져 나가라
무얼 챙겨야 하나
자칫 다시는 못 만날 수도 있는 내 소유들
어느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게 없다
어느것 하나 중요한 게 없다
다 버릴 수도 있다
다 버리지 못하겠다
재촉하는 확성기 소리 앞에
무기력한 나 자신
내 삶의 마감시간이라해도
여전히 챙길 것 없는 현장
미련 둘 아무것도 없으니
가볍게 나가자
빈 몸으로 나서니 날을 듯 상쾌하다
순식간에 불바다를 이룬 내 주변에서 내가
떠난다
매콤한 내음
눈을 뜨지 못하게 따가운 연기
나까지 태울 듯한 열기
등 떠밀려 떠나는 마음
다시 돌아와 만날 수 있음 좋으련만
보내는 마음 또한 오죽할가
내 집, 내 소유물들
시커먼 연기 떼를 이뤄 피어 오른다
산불인가?
빨간 불꽃이 알맹이 되어
춤을 춘다
바로 내집 뒷 산 쪽이다
뉴스로만 듣고 보던 불의 재앙이
내 삶의 현장을 덮치는 모양
설마 내게 이런 일이
불똥이 튀기전에
피하라는 외침이 낯설건만
문 두드리며 내게 말한다
이 집에서 나가라
이 지역을 속히 빠져 나가라
무얼 챙겨야 하나
자칫 다시는 못 만날 수도 있는 내 소유들
어느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게 없다
어느것 하나 중요한 게 없다
다 버릴 수도 있다
다 버리지 못하겠다
재촉하는 확성기 소리 앞에
무기력한 나 자신
내 삶의 마감시간이라해도
여전히 챙길 것 없는 현장
미련 둘 아무것도 없으니
가볍게 나가자
빈 몸으로 나서니 날을 듯 상쾌하다
순식간에 불바다를 이룬 내 주변에서 내가
떠난다
매콤한 내음
눈을 뜨지 못하게 따가운 연기
나까지 태울 듯한 열기
등 떠밀려 떠나는 마음
다시 돌아와 만날 수 있음 좋으련만
보내는 마음 또한 오죽할가
내 집, 내 소유물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들러주시고 글 읽어 주시는 분들께 [2] | 노기제 | 2022.12.01 | 46 |
140 | 추워지는 늦가을 | 노기제 | 2007.12.14 | 732 |
139 | 회상된 연애편지 | 노기제 | 2007.12.14 | 690 |
138 | 내가 마지막이길 | 노기제 | 2007.09.03 | 715 |
137 | 연애편지 | 노기제 | 2007.08.29 | 681 |
136 | 밥 먹자 | 노기제 | 2007.08.22 | 646 |
135 | 애인 | 노기제 | 2007.08.08 | 2438 |
134 | 맞 바람 | 노기제 | 2007.08.08 | 578 |
133 | 낭떠러지 | 노기제 | 2007.08.07 | 730 |
132 | 스포츠 광고 모델 | 노기제 | 2007.08.05 | 638 |
131 | 길목 | 노기제 | 2007.07.29 | 500 |
130 | 나는 왜 글을 쓰나 | 노기제 | 2007.07.13 | 682 |
129 | 속옷까지 벗어 준 | 노기제 | 2007.06.29 | 935 |
128 | 인라인 클럽, 그 3년 후 | 노기제 | 2007.06.20 | 512 |
127 | 아이 하나 | 노기제 | 2007.06.12 | 595 |
126 | 편지 | 노기제 | 2007.05.20 | 967 |
125 | 구름 한 점 | 노기제 | 2007.05.20 | 963 |
» | 산불 | 노기제 | 2007.05.18 | 472 |
123 | 흔적 | 노기제 | 2007.05.18 | 443 |
122 | 내 삶의 마감시간 | 노기제 | 2007.05.18 | 649 |
121 | 먼발치 | 노기제 | 2007.04.26 | 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