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2011.11.24 07:01

노기제 조회 수:650 추천:208

20111106

아들아

인간임에 인간으로 살지 못하는
북녘 하늘 아래 우리 형제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그들이 뿜어 내는 숨죽인 신음소리
유린 당한 인권
끓는 고통이 수증기로 전해 져 온다
부유한 자유와 넘치는 권리에 젖어 사는 우리에게도

까마득한 날에 이미 한 지체였던 우리
비록 그 땅 떠나 남의 땅에 뿌리 내리며
떨린 지체로 살고 있어도
듣고 있다
알고 있다
내 형제들이 토해내는 핏빚 절규를

바람타고 태평양 건너
태어나지도 않은 네 조국 땅을 밟고
걸어서 삼팔선 넘었던 내 아들아

프랑스 왕국을 구하라는 천사의 음성을 들었던
쟌다크처럼
그렇게 북에 있는 형제들을 구하고저
일어섰구나
너 비록 혼자였지만 하늘의 음성을 들었던 때문이리라

네가 뿌린 인권 해방의 씨앗은
북녘땅에서 싹이 트고 있으니
가까운 훗날 그들의 기쁜 합창이 들려오리라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아들아
네 인권 마저 유린한 저들이 항복하는 날을


*주: 이화여고 동기동창 조혜련의 아들
     로버트 박이 북한동포들의 인권해방을 위해
     홀로 걸어서 입북 했다가
     무사하지 못하게 돌아 왔던 일에 부치는 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들러주시고 글 읽어 주시는 분들께 [2] 노기제 2022.12.01 44
220 먼발치 노기제 2007.04.26 618
219 내 삶의 마감시간 노기제 2007.05.18 649
218 흔적 노기제 2007.05.18 443
217 산불 노기제 2007.05.18 472
216 구름 한 점 노기제 2007.05.20 963
215 편지 노기제 2007.05.20 967
214 아이 하나 노기제 2007.06.12 595
213 인라인 클럽, 그 3년 후 노기제 2007.06.20 512
212 속옷까지 벗어 준 노기제 2007.06.29 935
211 나는 왜 글을 쓰나 노기제 2007.07.13 682
210 길목 노기제 2007.07.29 500
209 스포츠 광고 모델 노기제 2007.08.05 638
208 낭떠러지 노기제 2007.08.07 730
207 맞 바람 노기제 2007.08.08 578
206 애인 노기제 2007.08.08 2433
205 밥 먹자 노기제 2007.08.22 646
204 연애편지 노기제 2007.08.29 681
203 내가 마지막이길 노기제 2007.09.03 715
202 회상된 연애편지 노기제 2007.12.14 690
201 추워지는 늦가을 노기제 2007.12.14 732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27
전체:
96,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