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의 연정

2003.04.15 15:08

박 준옥 조회 수:233 추천:22







파도의 연정


노 기제



회색 빛 구름이

옷자락을 드리운 바닷가에

검게 물들이는 어둠이

낮을 밤인 양 눈속임 준다



힘껏 달려와

제 몸을 부셔 버려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바위의 냉대

언제부터 파도는 바위를 흠모했을까



수평선을 향한

바위의 마음이 한결같아

끝내는 거짓을 벗어야 하는

회색 빛 구름

밝은 얼굴로 내어 민 햇살이 반가워

침묵하던 노송의 흔들림이 간지럽다



바닷가에 부서지는

파도의 열정은

먼 수평선에서 시작되었음을

바위는 알지 못한 채

얼굴을 돌린다





2000년 3월 고국여행 때 낙산사의 절경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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