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추억

2014.06.08 15:31

김수영 조회 수:278 추천:31

유월이 오면
청잣빛 하늘이 곱게 내려와
입맟추는 그리운 추억의 고향바다

좋아라 춤추는 은빛 파도의 율동 속에
살아 생동하는 바다의 언어가
영롱한 구술로 나를 꿰어 칭칭 감으면
나는 아름다운 유월의 넝쿨장미로
바다의 등에 기어오른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장미꽃잎이
파도를 타고 사방으로 하얀 포말과 함께
꽃말이 눈부시게 향기 되어 날린다

동족상잔의 뼈아픈 잔상이 내 가슴에 남아
수박씨처럼 까맣게 내 마음이 타들어 갈 때면
하얀 모시옷을 입으시고 식탁에 앉으시어
분홍빛 넝쿨 장미가 담장을 기어오르면
빨갛게 익은 수박 한 조각 내 입에 넣어주시던
아버님이 몹시 그리워 눈시울을 적시는 데….

아! 유월이 오면
파도를 타고 마중 나오시는 아버님의 환영이
여름 수박처럼 싱그럽게 떠올라
분홍빛 넝쿨 장미꽃의 향기가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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