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바람 / 성백군
바람이 분다
6월 바람
봄과 여름 샛길에서 이는
틈새 바람이 분다
봄 꽃향기 대신 여름 풀 내가
내 몸에 풀물을 들인다
이제는 젖내나는 연두 아이가 아니라고
짝을 찾는 신랑 신부처럼 초록이
내 몸을 핥고 지나간다
풀들이 일어서고
이파리가 함성을 지르고
나는 그들과 함께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바람을 맞으며 심호흡을 한다.
하다, 바라보면
어느 것 하나 주눅이 든 것이 없다
작은 것이나 큰 것이나 잘 섞인 신록이다
서로의 공간을 내어주며 배려하는 적당한 거리
마주 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넉넉한 모습
다 6월 바람이 만들어낸 싱싱함이다
서로 사랑하고
때로는 미워하지만 그게 사는 모양이라서
막히면 안 된다고, 벌컥벌컥 소통하느라
6월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