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13 12:04
보라꽃 쟈카란타
어릴적
잔치집에
할머니와 나들이 갈 때
팔랑팔랑 봄바람에
펄럭이던 보라색 치마 끝
새초롬이 여미고
내 손 꼬옥 잡고 잰걸음 걸으시던
파랗게 젊은 우리 할머니
휘어져 버린 세월속에서도
허리 꼿꼿이 세우시고
보라색이 왜 이리 좋을까-
청승색 좋아 한다고
울아버지한테 구박받던
할 머 니
초여름의 문턱에서
이파리도 피기전에
눈부시게 피어 있던
쟈카란타
보라꽃
보라
바람결에, 제풀에
겨워
우수수
나풀 나풀
눈발 되어, 눈물되어
뚝 뚝 떨어진다
쟈카란타 보라빛
꽃잎 모아
모아
꼬부라진 울할머니
치마를 만든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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