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2003.12.01 19:59

최영숙 조회 수:239 추천:30

회장님
멀미 핑계대고 얼쩡대다가 다른 분들 여행까지 지장을 주고 산불 핑계로 회장님하고 데이트하고 또미경씨가 저녁 사주고 이용우씨가 공항 데려다 주고, 이성열씨 집에가서 시집 받아오고, 아무튼 굉장한 나들이였어요. 저는 돌아와서도 한동안 멀미가 가라앉질 않아서 고생했어요.딸아이는 새살림 티격태격하며 한달 지내더니 나름대로 노하우를 찾았대나요. 요즘은 덜 징징거리네요.
아들애가 다음주에 그곳에 갑니다. 그 애를 만나려구요. 저희들이 그애를 만나고 회장님의 조언을 깊이 생각했어요. 아직도 좋아하니 하고 물었더니 그 애가 고개를 숙이고 많이 힘들었다고 하면서 다른 말을 핑계대고 어찌나 눈물을 흘리던지.... 자식들이 애물단지라더니. 전 그날 꽃공원에서 얼마나 회장님하고 얘기에 심취했던지 모기한테 그렇게 많이 물린 것도 몰랐어요. 산불로 하루 지체했던 일이 다 섭리였던 것 같애요. 솔직하게 말씀해 주신 것 저희 내외에게 참 도움이 되었습니다.
꿈꾸는 티아레를 읽느라고 비행기 여행이 훨씬 덜 지루했습니다. 조마조마하다가 끝부분에 가서는 회장님 얼굴을 떠 올리며 웃었습니다." 본인 얘기 아니세요 ? " 라고 누가 물었다는 옛얘기. 왜냐하면 진짜 작가가 겪은 얘기처럼 실감이 났다는 말이겠지요. 말대로 저는 주인공을 죽이고 누구는 내쫓고 한다지만 이런 화해적 결말이 조정희 문학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동안 고뇌와 그리고 고독과 싸워온 결실
이 아니겠습니까. 다시한번 축하드리고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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