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자리

2005.01.21 05:59

조 정희 조회 수:398 추천:26
















 


              비어있는 자리


              조 정희


              안개 낀 새벽 길을 홀로 나서면

              가난해진 마음

              먼 길 여행 떠난다.

              매일 터지는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

              숨가쁘게 울어대는 전화 소음들

              생기거나 들리기 전에,

              내 속에 있는 진정한 나를 만나러

              호젓한 길 나선다.

              아직은 누굴 만나 얼굴 찌푸린 적도 없고

              내 주장이나 고집을 입밖에 내지도 않은

              그래서 더럽히지 않은 이른 새벽에

              길 떠나 따스해지는 추운 인생

              혼자 걷는 길 위에서

              내밀한 속 깊이서 울어나오는 소리 들을 수 있고

              그 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당신과 만날 수 있는

              이 새벽의 여행이야 말로

              하찮은 내가 하루를 여는 길이다 .

              더럽혀지지 않은 나를 앉히기 위해

              빈 의자를 마련해놓은 당신의 음성 들으러

              떠나는 새벽 길은 언제나

              기다림이 있어 새롭다는 것을

              너는 아는가?

              2005년 1월21일
              조정희의 을유년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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