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등정기
2005.07.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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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천지를 보지 못한 아쉬움
연길서 편도만 5시간에 걸쳐 장백산 입구에 다달았다.
민족의 성산, 백두산을 중국 사람들은 장백산이라 부른다.
가는 차편도 보통 여행사에서 나온 버스나 차가 아니라 중국
경찰 계통의 차로 짚차 같은 것을 타고 갔다.
길은 비교적 잘 닦인 편인데도 짚차라서 그런지 꽤나 몸을
흔들어댔다.
새벽 6시에 출발해서 도중, 어느 작은 마을에서 토속적인
순두부 백반으로 늦은 아침을 먹고는 12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차가 못 올라가는 백두산 정상까지, 대략 1Km 정도는 걸어올라가야
하는데 꽤나 가파로웠다. 게다가 흐린 날씨에 그 때즘은 비가 뿌리고
있던 터라서 흙이 아주 미끄러웠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고산증이
있는 나는 약간 어지럽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
기를 쓰고 올라갔다. 우비까지 입고 걷자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고생을 하며 한발 한발 올라갈 수록 시야는 더욱 흐려져 바로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정상에 다 올랐건만 물안개에 가득차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목욕을 할 만큼 푸르고 신비롭다는 천지를
볼 수 없으니 안타까움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천지가 없는 백두산, 화산이 터져 이뤄진 산이라 나무도 없고
화석이나 흙무더기 뿐이라 정말 볼 것이 없었다.
미국에 이보다 더 높고 산림이 울창한 산이 얼마나 많은가
모두들 이야기 한다. 백두산은 처음 올라서 천지를 구경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어떤 이는 네 번 올랐는데, 한 번도 보지 못 했다면서
나보고 내년에 다시 오란다.
그 순간은 꼭 다시 와야지!하는 맘이 들었다. 억울해서라도 말이다.
천지폭포가 신기한 것은 한쪽에서는 펄펄 끓는 온도의 온천물이 나오는데
다른 쪽에서는 얼음이 질만큼 차가운 물이 흐른다는 점이다.
그 뜨거운 물에 삶아낸 옥수수와 달걀을 먹고 백두산 천지를 보지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2005년 6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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