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남은 이야기

2005.10.18 23:11

최영숙 조회 수:335 추천:27

여기도 가을비가 오다가 어제 오늘은 마치 콜로라도처럼
청청한 하늘이 연속이네요.
어제는 달까지도 파르스름하게 약이 올라서
제법 깊어가는 가을의 냄새가 나더군요.
방신부가 저를 위해 유리병에 꽂아 놓은
노란 국화가 시들어 가는 걸 보니까
콜로라도에서 돌아온 지도 꽤 되었네요.
그래도 경숙씨가 올려 놓은 사진들을 돌아보고 있노라면
그 시간으로 쉽게 돌아갑니다.
선배님,공항에서 찍은 사진 멋져요.
나도 한장 찍어주지....
그곳에 다녀오고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망가진 덕분인지 몸살이 다 나고.
기를 써서 그런지 맥도 풀리고.
고산지대 후유증인 것 같기도 하고.
가슴앓이도 오고.
그치만 결국 허상을 쫒아 가는 것 같아요.
손에 잡히지 않는 '자기'를 찾다가 '자기애'에서
끝나는 한계 같은 것.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자기를 추구하다가
손에 잡히는 건 여전한 허상인 거.
그래도 아름다운 건, 과정에서의 진지함과 진실함이겠지요.
전 고해성사를 잘해요. 방신부한테.
그래서 눈물 글썽이며 끌어안았지요.
막 소리내어 울 것 같았어요.
일상은 편안하고 또 유치해요.
선배님, 건강하시고 여전한 아름다움 유지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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