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에 가슴이 있다면
2009.08.31 23:01
사슴에 가슴이 있다면
내가 만약 사슴이라면
잔잔히 흐르는 냇물을 오르간 반주 삼아
풀밭위로 샘솟는 놀라운 사랑을 노래할 것이다.
나무와 나무 틈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산 새들이 오가며 나누는 입맞춤
툭 소리내며 떨어지는 솔방울을 보고
쪼르르 달려가는 다람쥐
하늘의 구름과 어룰린 관현악이 될것이다.
목마르고 고달플 때 내밀어준 넓은 손
갈 길이 어딘지 몰라 할 때
'여기'가 아니고 '저기'
'그리로 가면 위험해' 라고 앞장선 발길을
만약 내가 사슴이라면 우리만의 암호로
노래할 것이다.
세월이 흘러 사슴의 커다란 눈망울 흐려오고
날이면 날마다 뛰어다니던 다리에 힘 빠져
목소리는 청청함을 잃었더라도
지치지않고 노래하리라, 기쁨의 노래를
내 평생에 손이었고 발이었던 당신은
지금은 내 가슴이고 그 속에서 뛰는 맥박
비록 그 박동 수는 느려졌더라도
나는 노래하리, 사슴의 가슴을
내가 만약 사슴이라면
잔잔히 흐르는 냇물을 오르간 반주 삼아
풀밭위로 샘솟는 놀라운 사랑을 노래할 것이다.
나무와 나무 틈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산 새들이 오가며 나누는 입맞춤
툭 소리내며 떨어지는 솔방울을 보고
쪼르르 달려가는 다람쥐
하늘의 구름과 어룰린 관현악이 될것이다.
목마르고 고달플 때 내밀어준 넓은 손
갈 길이 어딘지 몰라 할 때
'여기'가 아니고 '저기'
'그리로 가면 위험해' 라고 앞장선 발길을
만약 내가 사슴이라면 우리만의 암호로
노래할 것이다.
세월이 흘러 사슴의 커다란 눈망울 흐려오고
날이면 날마다 뛰어다니던 다리에 힘 빠져
목소리는 청청함을 잃었더라도
지치지않고 노래하리라, 기쁨의 노래를
내 평생에 손이었고 발이었던 당신은
지금은 내 가슴이고 그 속에서 뛰는 맥박
비록 그 박동 수는 느려졌더라도
나는 노래하리, 사슴의 가슴을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 | 미친 여자 G嬉(꽁트) | 조정희 | 2008.01.21 | 1946 |
7 | 어떤 목소리(꽁트) | 조정희 | 2008.01.22 | 2316 |
6 | 그 이름 | 조정희 | 2008.01.25 | 2243 |
5 | 그녀가 찾는 동네 | 조정희 | 2008.01.25 | 2134 |
4 | 소설가, 김훈씨와 함께 | 조정희 | 2008.02.01 | 1899 |
» | 사슴에 가슴이 있다면 | 조정희 | 2009.08.31 | 1902 |
2 | 아니, 벌써 2월. | 조정희 | 2010.02.20 | 1509 |
1 | 다시 읽는 명작 | 조정희 | 2013.09.02 | 4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