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에 드리는기도

2007.03.14 08:21

오연희 조회 수:98 추천:6

    * 사순절에 드리는 기도/정해정 주님. 이 사십일 만이라도 기레네 사람 '시몬'이 되게 하소서 시골에서 올라오는 길 이었답니다 왁자지껄한 그 광경을 구경하게 된 것은 참으로 우연 이었습니다. 사형수 '예수'를 끌고 가던 병사들은 느닷없이 시몬을 잡아 사형수 대신 십자가를 지게 했습니다. 살아 생전 이 보다 더 불쾌한 일이 어디있을까 사형수와 공범자 라도 되는 듯이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고문당해 비틀거리는 사형수 뒤를 따라가야 하다니. 사형수가 가면 시몬도 가고- 사형수가 서면 시몬도 서고- 하늘도 땅도 흐느끼는 해골산 죽음의 행렬. 아! 어찌된 일입니까 지칠대로 지친 사형수 를 따라가다가 아주 이상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앞서가는 사형수의 마음에 시몬의 마음이 하나가 되고 있음을. 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걸어가는 그 분의 침묵, 침묵. 혹독한 고통을 견뎌내는 놀라운 인내 길가에서 통곡하는 여인들을 오히려 위로하는 자애 자기를 채찍질하는 병사들에 용서. 모든것 들이 한 줄기 빛이 되어 시몬의 몸 속으로 꿰뚫고 들어와 서서히 번지는 것을 아련하게 느낍니다. 첨에는 가증스런 남의 십자가를 밀어 내려고 내 몫이 아닌 십자가를 피 하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바랄것이 없습니다. 시몬은 어께를 짓누르고 있는 십자가가 하나도 무겁지 않습니다. 창피 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 십자가에 눈물로 범벅된 입술을 부비고 걸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온 몸이 녹아 내릴것만 같습니다. 주님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에 메달려 있는 당신 발밑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내 십자가는 물론 경우에 따라 남의 십자가도 불평없이 질 수 있는 은총을 주소서 주님 이 사십일 만이라도 기레네 사람 시몬이 되게 하소서 성수 처럼 맑은 눈물을 흘리고 싶습니다 성수 처럼 맑은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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