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

2007.02.15 11:48

정해정 조회 수:822 추천:37

  장날 이었다. 오일장이 서는 면사무소까지는 하루 품이다.
  섬에서 물이 좋은때도 한시간 남짓 나룻배를 타고건너가서 시 오리는 짱짱히 걸어야 한다.

  웃말댁은 제수장을 보러 장에 간김에 섬 아낙네들이 부탁한 약 들을 사 가지고 나룻배에서 내리자 마자 호들갑을 떤다.
  “장에서 이장을 만났는디 말여, 우리 섬에도 석달에 한 번 병원 배가 온답디다. 을마나 반가운 소식이요. 그것도 공. 공짜라요. 공짜-”
  바다바람에 헝크러진 머리를 손가락을 넣어 훑으며 웃말댁은 앞으로 병 걱정은 없다는 듯이 활짝 웃는다.

  달금할미는 갓난이를 업고 재우다가 병원이란 말에 귀가 번쩍 띈다. 웃말댁한테 다가가다시 묻는다.
  “시방 뭐시라 했는가? 빙원이 꽁짜라고 했는가?”
  “야—“

  바다는 한시도 생명을 멈추는 법이 없다.
파도는, 땅 덩어리 한 쪽을 뚝 잘라 바다에 던져놓은 듯한 작은 낙도를 쉼없이 다독거린다. 또 바다는 어머니 젖가슴처럼 늘 열어놓는다.
  이 섬에는  은모래가 깔린 갯벌 한 귀퉁이 물살이 와서 닿는 곳에 조그만 돌샘이 하나 있다.  
샘 이래야 한바가지 정도의 크기이지만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단물이 솟아나 이 샘은 섬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다. 항상 물이 부족한 섬 사람들의 갈증난 목을 추겨주는 모두들 귀하고 아깝게 여기는 돌샘이다.

  날씨가 맑은 새벽이면 중국 상해에서 닭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다도해 서남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전깃불도 없는 이 작은 섬은 아홉채의 집이 옹기종기 조가비를 엎어놓은 듯 모여있다.
언덕에는 수 백년 묵은 팽나무가 섬의 터줏대감으로  모진풍파에도 휘지않고 더이상 자라지도 않는다. 섬 사람들의 끈기를 상징하듯, 어찌보면 섬이 팽나무에 의지하고 사는것처럼 보인다.

  섬은,
아직 동트기도 전이라 사방이  깜깜한데 남정네들의 왁자지껄한 고깃배 출항 소리로 새벽을 연다. 하늘과 바다를 금 그어놓은 수평선에 불덩이 같은 해가 돋으면 섬은 의외로 조용해진다. 어쩌다 먼발치로 똑닥선이 지나가기도 하고 ,돛을 올린 고깃배 들이 금빛햇살  부서진 바다위에서 서성거리기도 하지만 섬은 규칙적으로 들리는 파도소리 외에는 너무나 고요하기만 하다.

  달금할미는 버릇인양 커다랗게 숨을 토해낸다. 솔나무 가지같은 엉성한 손을 펴서 가슴을 몇번이고 훑어내린다. 눈이 짓무른 탓인지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가 뿌옇게보인다.

  달금할미는 젊었을때 자식못낳는  여자로 점 찍혔다. 신령님께 빌고,빌고. 어찌어찌해서 서른이 넘어서 아들하나를 봤다.
  아들이 다섯살이 되던 해였다. 고기잡이가 생업인 남편은 장에 갔다가 그 자리에서 징용으로 끌려간후 영 소식이 없었다. 해방 이듬해에 우체부 편에 남편이 죽었다는 종이쪽지 한장을 받았다.

  달금할미는 그 종이쪽지를  들고 하늘이 무너지는 통곡을 날나다 날마다 섬에다 토해냈다. 자지러지는 그 통곡 소리는 낮이고 밤이고 섬 어디서나 들렸다.

  세월이 약이라고 달금할미 도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 섬 주인 어른은 이들 모자에게 송아지 한 마리와 염소새끼 세마리를 챙겨주면서 아들녀석이 공부를 하려는 맘이 있으면 고등학교 까지 시켜 주겠노라고 했다.
  달금할미는 밭 뙤기 하나 없어 남의 밭일을 거들고 고깃배가 들어오면 잡일을 뼈가 빠지게 했지만 , 아들이 늠름하게 자라고 송아지와 염소가 불어나는 재미로 그럭저럭 세월이 가는지 모르고 살았다.  

  어느새 아들은 의젓한 어부가 되어 뭍에서 며느리를 골라 들였다.
  며느리가 입덧을 하는 눈치가 보이자 달금할미는 신새벽 마다 돌샘에서 정한수를 떠다가 팽나무 밑에서 신령님께 아들 손주를 주어 대를 잇게 해 주십사고 손바닥이 닳도록 빌었다.

  첫 서리가 사르르 깔린 초 겨울 새벽이었다.
  막상 며느리가 몸을 풀고 보니 딸 이었다. 아들을 그렇게 간절히 바란 달금할미는 그 자리에 주저앉도록 앞이 캄캄 했으나 아들 며느리에게 내색을 안했다.
  “딸 맹그는 속에서 아들도 맹글것지야. 열이라도 좋다. 걱정말고 아들만 낳아라”
<딸 그만>  ‘달금’이란 이름을 짓고 신령님께 건강을 빌었다.

  낙도의 겨울.
  봄, 여름, 가을 까지는 순하고 다정했던 바다는 초 겨울로 접어들면서 무섭고 거칠어 육지와는 완전히 고립된 상태가 된다. 섬사람들은 서둘러 감옥같은 겨울을 나는 준비를 한다. 섬에 몇척있는 고기배는 방파제에 단단히 묶어놓고 그나마 육지와 연결시켜주던 나룻배도 안전하게 달아맨다. 담방약으로 양귀비 말린것도 점검하고 장에서 사온 상비약 몇가지도 잊지않고 챙긴다. 겨우네 먹을 고구마도 헛간에 묻고 밭에서 뽑은 배추와 무도 바다물에 씼어 젓국에 절여놓는다.

  남정네들은 겨울내내 그물을 손질하기도 하고 새끼를 꼬기도 하지만 주로 화투와 소주로 겨울을 지낸다. 아낙네 들은 헌옷을 깁기도 하고 매주를 쑤고 고구마를 삶아 식 생활을 해결하며 봄을 기다린다.

  작년 겨울이었다.
  달금할미 아들은 여름에 민어잡이가 시원찮은것은 배가 낡아서 였다고 생각하고 배의 낡은 엔진을 바꾸느라 수산 협동조합에서 낸 빚을 갚아야 한다고 농어잡이에 나섰다.
  겨울에도 포근한 날이면 더러 고기잡이에 나갈때가 종종 있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날 오후 에 갑자기 몰아닥친 폭풍우에 아들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섬은 온통벌집을 쑤신듯 난리가 났지만 어찌 달금할미 속에 비할까.

    달금할미는 그때부터 정신이 반쯤나가 섬 모퉁이를 돌아오는 아들의 고깃배 환상을 하루에도 수 십번을 본다. 그럴때면 꺼억 꺼억 짐승같은 쇤 소리를 지르며 헛 손질을 해댄다.
  “내새끼. 천금같은 새끼. 내새끼… 땅에다 묻고 날마당 볼란다. 날마당 볼란다”

    엎친데 겹친다고 날이 풀리기 시작한이른 봄 일이었다.
  섬에 올해들어 첫 손님이 다녀갔다. 해마다 이맘때면 맨처음 다녀가는 떠돌이 씨앗장수다. 그 씨앗장수가 다녀간 후 며느리는 뻔질나게 장에 드나들었다. 별로 살것도 없으면서 꼽슬꼽슬 파마도 하고오고, 다음장날 섬아낙네들 주문을 받으러 다닌다고 궁뎅이를 살래살래 흔들며 부산을 떨었다.
  시어머니 대하는모습도 여늬때와 달리 싹싹하고 손거울도 자주 들여다 봤다.
  달금할미는 혀를 끌끌 차면서도
  “그래. 너도 바깥바람 좀 쐬야 살제”
하면서 며느리 마음을 이해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장날이었다. 백일이 조금넘은 달금이를 놓아둔체 며느리는 나룻배를 타고 자기갈길로 영 가 버렸다. 며느리의 수상쩍은 행동을 섬 아낙네들은 벌서부터 눈치를 다 챘으나 달금 할미만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씨앗장시랑 장에서 국밥집에 들어간것을 이 두눈으로 똑똑히 봤당께”
  “얼굴에 분칠하고 입술은 쥐잡아먹은것 맨치하고 돌아오는 나룻배 속에서 쓱쓱 닦는거 안봤어?”
  “야! 도둑도 빠르다. 서방 바다에 묻은지 얼마나 됬다고…나쁜년!”
  “달금이 눈에 밟혀 어찌갔을꼬!”

  집안에 이런 우환이 겹치자 달금할미는 가슴앓이가 도져 몹시 고생하던 참이었다.
  달금할미는 보채는 달금이를 겨우 재우고 깜박 잠이들려고 할 때였다. 싸립문 밖에서 무슨소리가 들렸다.
  “어무이- 어무이-“
아들이…아들이 부르는 소리가 아닌가. 잽싸게 방문을 열어 재꼈다. 초순인가. 히므끄레한 좁은 마당에서 검은 물채가 서있다. 짓무른 눈을 비비고 자세히보니 그물을 어께에 멘 아들이었다.
  “워메! 이일이 뭔일이당가. 내새끼…”
  말이 튀어나옴과 동시에 달금할미는 속곳 바람으로 용수철처럼 튀어 마당으로 나갔다. 아들을 붙들었다. 아들은 몇발자국 뒤로 물러나 손에 잡히지 않는다. 다시 다가간다. 또 물러난다. 달금할미는 혼신을 다해 아들을 붙잡으려 하지만 아들은 물러나 갯벌까지 와서 그만 정신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그때 할미의귀에 가득찬 파도소리는 천지를 부시는 천둥소린가 하면 스르르 치르르 하는 옆방에서 며느리가 달금이를 재우는 소리로도 들렸다. 그 소리를 동시에 들으면서 달금할미는 깜깜하고 편안한 깊은 잠속으로 한없이 빠져 들었다.

   동이트기 전에 어장을 나가느라 웃말댁 남편은 갯벌로 나왔다. 속곳바람으로 파도에 밀려 있는 달금할미를 발견했다. 아직 숨이 끊어지지않은것 같다. 급히 돌샘에서 물을 떠다가 거의 굳어진 입을 억지로 벌리고 쏟아 넣었다.  섬은 온통 난리가 났다.

  그로부터 달포 가까이 달금할미는 자기몸보다 훨씬 더 큰 바위덩이가 짓누르는것 같아 죽은듯이 누어있었다. 머리속에는 아직도 천둥소리도 같고, 애기재우는 소리도같은 파도소리가 가득차 사라지지를 않는다.

  <우르릉 쾅쾅… 치르르 처얼석 치르르르…>
  그런중에도 섬 아낙들이 들여다 볼라치면 달금할미는 천정을 향해 헛소리를 해댄다.
  “우리 달금이…우리 다알 그음이…”
  “산목숨 죽이던 안할랑께 걱정하덜 마쇼.  돌 지난 석이네 젖도 살아있고, 우덜이 미음도 끓여 맥이고 있응께 할매나 몸추스리고 언능 일어나쇼.”

  6’25사변 전 까지만해도 이 낙도에도  주인이 있었다.
  섬 사람들은 주인의 자가용배로 주인이 사는 목포에가서 일년에 두번씩 꼬박꼬박 예방주사를 맞았다. 그리고 섬에는 약방보다 더 많은 상비약이  준비되어 있어 섬 사람들의 건강은 어려움을 모르고 살았다.

  사변때 섬 주인은 인민군에게 학살 당하고 남은 가족은 섬을 버리고 도시로 가 버렸기 때문에 이 섬은 다시 원시 상태로 돌아가고 섬 사람들은 고아가 돼버렸다
  이 섬은 본도와 멀리 떨어져 있고인구가 작은 섬이라 문화 혜택은 물론 행정력 까지도 손에 미치지 않은 이름그대로 <낙도>이다.
행정상 이섬은 본도의 가까운 마을에 속해 있지만 이장 이란 사람은 섬에 건너 오기가 귀찮아 장날 섬 사람중 누군가 보이면 이런저런 소식을 전할뿐이다.

  웃말댁이 장에 갔을때 이장한테 듣고온 병원배가 온다는날이다.
  아침부터 섬은 술렁거렸다. 낫으로 손을 다쳐 급한대로 장독에서 된장을 발랐으나 오히려 성이나 병원에 가야할 석이 할아버지, 설사가 멎지않은 아이, 허리아픈 명이네. 머리통에 부스럼이난 꼬마…
  달금 할미는 반닫이에서 장에 나들이 갈때나 입는 옥양목 적삼을 꺼내입고 병원배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상 오래살고 볼일이여. 공짜 병원배라니…”
  드디어 섬모퉁이를 하얀 발동선이 통통통 하며 나타났다. 대 여섯명의 섬 환자들은 이장이 일러준대로 전마선에 올랐다. 뱃전에 큼지막하게 빨간 열십자가 그려진 하얀배는 생각보다 큰 배였다. 배에탄 사람들은 모두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간호원들은 도시사람들이라 그런지 살결이 뽀얀대다 흰옷을입어 얼굴이 푸르스름하게까지 보였다.

  그들은 전마선에 실려온 환자들에게는 관심조차도 없는듯했다. 유람선을 탄듯 자기들끼리 웃으며 장난을 치다가 약상자를 한아름씩 안고나왔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상자 하나씩 집어주고 여전히 저희들 끼리 낄낄거렸다. 어디가 어떻게 아프냐고 묻기는커녕 이 쪽에서 설명할 틈도 주지 않았다.
  가슴앓이한 노인에게도, 손을 다친 영감에게도, 허리아픈 여인에게도, 설사하는 아이에게도 똑같이 숫자대로 상자를 집어주었다.

  순박한 섬 사람들은 병원배에 올라가 보지도 못했지만 그져 고마워서 허리를 굽히고 연신 절을 했다. 갈 길이 급한듯 병원배 사람들은 이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텅.텅 터텅…시동을 걸고 뱃머리를 돌렸다.
  섬사람들은 한사람씩 진찰을 못 받은것이 섭섭했지만  이 상자 속의 약이 각자 자기한테 맞는 약이려니 생각했다. 하얀병원배가 섬 모퉁이를 돌아갈때 까지 섬 사람들은 전마선에서 손을 흔들었다. 달금할미는 몇번이고 중얼거렸다.
  “내속으로 난 자식 보다 낫지, 아먼 백번 낫고 말고…”
  마치 꿈처럼 지나가 버린 병원배의 하얀 사람들이었지만 고맙기 한량 없었다.

  달금할미는 얇은종이에 싸인 납작하고 야들야들한 약을 입에넣고 물을 마셨다. 생고무 낸새가 나는듯한 그 약은  삼킬 수가 없었다. 너무 질겨 씹어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달금 할미는 솥에 물을 붓고 푹푹 삶아보았다. 무르지도 않는다. 이만하면 약물이 울어났거니 믿고 삶은 물을 훌훌 불며 두 대접이나 마셨다.

  그것은 약이 아니라 남성용 피임기구 였음을 안것은 한참 후 객지에나가 큰 배를 타다가 돌아온 청년 일남이에 의해서였다. 일남이는 껄껄 웃으면서 그것을 하나씩 후-불어 풍선을 만들어 아이들 손에 쥐어주었다.

  그 후 섬 아낙네들은 바람빠진 풍선만 봐도 서로 쿡쿡 찌르며 얼굴을 붉히곤했다. 그러나 달금할미만은 피임기구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알리가 없었다.

  유신정권이 들어서고 새마을 바람이 불어 오면서 뱃전에 빨간 열십자를 그린 하얀병원배가 섬 지방을 휘젓고 다녔지만 이 배가 가족계획배 라는것을 아무도 섬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다.

  늘 젖이 부족한 달금이는 밤이되면 어미품이 그리운지 더 보챈다. 달금할미는 쪼글쪼글하고 축 늘어진 빈 젖꼭지 라도 물리려고 저고리 앞섶을 열었다.
  파도소리가 들린다.
  팽나무를 스치는 바람소리도 들린다.
  바람결인가. 아들이 “어무이_“ 하는소리와, 며느리가 “달금아_” 하는소리가 자꾸만 들린다. 그 소리들을 쓰디쓴 눈물에 섞어 억지로 삼킨다. 솔가지 같은 손으로 달금이의 궁뎅이를 다독거린다.
  “내 새끼야…짠한 내새끼야…” 앙상한 뼈만 손바닥에 분신처럼 전해진다.
달금할미는 돌샘의 단물과, 섬 모퉁이를 돌아오는 아들의 고깃배를 생각하며 편안히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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