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야 할 것들

2009.08.10 05:09

이영숙 조회 수:607 추천:218

   사람들은 가끔 생각한다.  아니 많은 시간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과연 남들 것보다 얼마나 더 좋은지에 관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가끔은 자신의 것이 어느 정도 만족이 있으면서도 남들이 가진 것을 힐끗 쳐다본다.  남들의 것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보이면 실망하며 자신의 것에 대한 불평이 생긴다.  이 세상에는 어떤 사람도 완전한 만족이 없이 살아갈 것이다.  가진 사람은 더 많이 가지지 못하여 안달을 하고, 못 가진 사람은 가지기 위하여 발버둥 친다.   오랜 전 한국에서 택시를 탔는데 여자운전자인 그녀의 말이다.  자기 언니는 언제나 가난하단다.  집도 두 채나 있고 차도 있고 돈도 많이 있지만 그녀는 늘 가난하단다.  이유인즉, 5만원이 있으면 그 5만원을 가지고 10만원을 만들어야 하니 언제나 5만원이 부족하고 9만 원쯤 되어서는 빨리 10만원을 채워야 하기에 마음이 급하고 안달을 한다고 했다.  그 10만원이 채워지고 나면 다시 10만원을 만들어 100만원을 채워야 하기에 또 다시 돈에 대하여 염려와 걱정이 쌓인다고.  그러니 아무리 많이 가져도 늘 부족하고 가질수록 갈증이 더 심해지는 언니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인간의 만족 할 줄 모르는 욕구를 생각해봤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이 가진 것을 잘 활용하여 비록 작은 것이지만 큰 것으로 만들어 가는 사람도 없지는 않다.   이 문제와 관련해 모세와 다윗을 생각해 보았다.  처음 모세가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을 때 그가 가지고 있던 지팡이는 어떠했을까.  ‘십계’라는 영화를 보면 모세가 들고 있는 지팡이는 참 멋있고 훌륭하게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 때 모세가 가진 그 지팡이가 그렇게 멋지고 화려하며 아름다운 것이었을까?  그것은 분명 별 보잘것없는 그냥 하나의 막대기가 아니었을까.  글쎄, 아마 모세 자신이 다듬어서 좀 반질반질하게 닦아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흔히 영화에서 보듯이 그렇게 멋지고 화려한 것은 분명 아닐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세는 그 지팡이로, 결코 보잘것없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냥 평범한 하나의 막대기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해내는 위대한 일을 했다.   모세의 지팡이는 애굽 왕 바로 앞에서 뱀도 되기도 하고, 지팡이가 닿은 곳의 물이 피로 변하기도 했다.  지팡이를 들자 티끌들이 사람들의 몸에 붙어 악종을 발하기도 하고 먼 곳에서부터 파리 떼가 날아도 왔다.  메뚜기도 갑자기 몰려오며 흑암이 닥쳐오고.  급기야는 애굽 백성들의 모든 사람을 비롯하여 짐승까지도 가장 먼저 난, 장자의 죽음을 가져오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행하였다.   애굽에서의 기적을 뒤로하고 광야에서도 모세의 지팡이가 들려지자 홍해가 갈라지는 역사를 일으켰다.  굶주림에 있는 백성들에게 만나를 내리고, 고기를 원하는 그들을 위하여 메추라기를 내렸다.  바위를 치자 생수가 흘러 갈증을 겪는 모든 이스라엘 민족들의 갈증을 해소 할 수 있는 놀라운 기적은 이룬 것이다.   그 지팡이 하나만 가지고 모세는 큰일들을 이룰 수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결코 간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에게 미리 재능이나 능력 같은 어떤 무기가 될 것을 손에 쥐어주시고 그 것을 이용하시어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실 때가 많다는 것을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위대한 능력을 주시고 난 다음에서야 큰일을 이루시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인간이 보기에 보잘것없는, 아주 작은 것을 주시고도 그 것으로 하나님의 위대하고 큰일을 이루신다.   다윗의 손에 들려진 작은 돌멩이 다섯.  사람들이, 특히 골리앗이 보기에는 우스운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개들이나 쫓을 그 작은 돌멩이와 막대기로 칼과 창과 방패와 갑옷으로 완전 무장을 한 골리앗을 어쩌겠다는 것인가.  다윗은 그 돌멩이를 잘 활용하였다.  그는 돌멩이를 잘 이용할 능력을 부여받았다.  다윗은 골리앗이 가진 창이나 방패와 갑옷을 부러워 아니하고 자신이 가진 보잘 것 없는 작은 돌멩이와 막대기를 만족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을 했다.   남들의 보기에 우스울 만한 별 볼일 없는 능력이지만 그것에 하나님의 힘이 부여된다면 인간의 상상을 초월할 놀라운 결과가 나타낼 수 있다.   하나님이 나에게 허락하신 지팡이는, 다윗의 손에 쥐어진 것 같은 돌멩이는 무엇인가?  나에게도 분명 모세에게 들려 준 것과 같은 지팡이가, 다윗의 그 돌멩이와 막대기가 있을 터인데.  그것이 남들 보기에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작은 것일 수도 있겠지.  그 지팡이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화려하고 호화로운, 가치 있어 보이는 지팡이가 아닐 게다.  아이들이 자치기 하고 노는, 다 놀고 난 다음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집으로 들어가는 하찮은 막대기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겠지.     결코 금덩어리가 아니라 흔하게 깔려있는, 공기놀이 하는 곳에나 쓰일 법한 다섯 개의 돌멩이.  남들의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는 비록 작은 것이지만 하나님의 능력이 함께 할 때에는 커다란 역사를 이룰 수 있다.  아니, 나에게는 어쩌면 모세가 들고 있었던 그 지팡이 보다, 다윗의 공기 돌 보다 훨씬 좋은 것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난 그것을 사용하여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기 보다는 너무 작은 것이라고, 보기에 하찮은 것이라고 불평이나 하고 불만을 가지고 지나지는 않았을까.  다른 사람에게는 참 좋은 것을 주시고 나에게는 왜 이렇게도 하잘것없는 것만 주셨느냐고 투덜대며 만족 없는 삶을 살아가지는 않는가.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이용하면 하나님의 큰 역사를 이룰 수 있을 것임에도.  한 달란트 받은 청지기마냥 더 많은 것을 받지 못함을 원망이나 하며 깊이 묻어두고 있지나 않은지.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짐이 중요하다.  내가 가진 것이 어떠하던지 그것으로 만족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가꾸고 다듬어 나가야 할 터이다.   오늘은 조용히 시간 내어서 내가 묻어둔, 다듬어지지 않은 그 지팡이와 보잘것없다고 아무 곳에나 던져 놓았던 돌멩이를 꺼내봐야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사용가치가 있게, 쓸 만하게 다듬는 일을 해야겠다. 8/21/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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