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령되이

2009.10.03 02:08

이영숙 조회 수:909 추천:257

   망령되이 급하게 나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아침을 먹고 설거지 하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딸이 큰 소리로 불렀다. 인터넷을 들여다보던 딸이 무슨 이상한 것을 본 것인가 생각했다. 딸도 요즘 아이다. 컴퓨터가, 인터넷이 때려야 땔 수 없는 가까운 친구다. 나는 딸은 인터넷을 잘 활용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내 눈에 뜨이지 않을 때는 어떤지 모르지만, 가끔 들여다보면 인터넷을 통해서 좋은 음악도 많이 듣고 도움이 될 만한 정보도 얻는다. 그런 딸은 인터넷에서 조금이라도 이야기 거리가 될 만한 것을 발견하면 꼭 나에게 이야기하고 함께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엄마, American Idol에서 Top8에 든 사람들이 마지막 경연에 들어가기 전에 ‘Shout to the Lord’를 불렀대요.” “그랬대?”라며 아이가 기다리는 답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며 이리저리 머리만 굴렸다. “내 생각에는 그것이 옳지 않다고 느껴져요.”라는 딸에게 우선 “그 노래를 부른 의미가 뭐였다니?”라고 물었다. “그러니까요. 내가 궁금한 것도 그거에요. 왜 그들이 그곳에서 그 노래를 불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요.”라고 말한 다음 펼친 딸의 논리는 내 가슴을 울렸다. 그 노래는 예수님을 찬양하는 노래인데 왜 그러한 곳에서 그들이 불러야 하느냐는 게다. 곡이 아름답다고, 멜로디가 곱다는 이유로 그들이 전혀 예수님을 찬양할 의도가 없으면서 그런 곡을 부르는 것은 딸의 생각에 합당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아주 오래전이다. 내가 지금의 내 딸 나이 만 했지 아마. 한국의 한 가수가 ‘주기도문’을 부르는 것이 tv에 나왔다. 나는 아직 그것이 바른 것인지, 잘못된 것이지 잘 구분하지 못했다. 도리어 tv에서 찬양이 나온다고 좋아했지 싶다. 총신대학의 연세 지긋한 어느 교수님이 총신대 학생들을 놓고 대노하셨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 어찌 한국의 신학생들은 다 죽었느냐는 거였다. 가요를 부르는 가수가 가슴이 다 들어나는 옷을 입고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주기도문’을 부르는 것을 보고도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통탄할 일이라고. 어찌 한국교회가 이렇게 죽었느냐고 흥분해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참 느낀 것이 많았다. 그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지금까지 잊지 않고 있다. 딸의 이야기를 듣고 문득 떠올라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딸은 자기의 느낌이 바로 그것이라며 함께 흥분했다. 시편 기자는“우리가 이방 땅에서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부를까(137편4절)”라고 했다.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인들의 땅에서 하나님의 노래를 부를 수 없다고 했다. 하물며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할 의미가 전혀 없는, 세상 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그 곳에서일까. 딸의 앞에 십계명을 들이댔다. 제3계명.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말씀을. 딸이 한국어를 꽤 잘 하는 편이지만 이 내용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아 영어로 된 것으로 보여주었다. 바로 이러한 상황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딸은 “맞다”며 자신이 옳았음을 확인했다. 십계명을 다시 익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다. 많은 크리스천들은 무수히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죄를 범하고 살아간다. 그들은 그것이 죄인 줄조차도 모르는 것이 더 문제다. 아무 때나, 막연하게 “주여!”를 남발하는 사람. 길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도 “주여”하는 사람. 함께 농담하며 떠드는 그 시간에도, 주님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임에도 “아이고 주여...”라며 웃는 사람. 왜 ‘주님’이 그런 상황에서 나와야 하는지 참 궁금하다. "Oh, My God!"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사람. 안타깝게도 교회 중직자들 마저도 전혀 아무런 느낌 없이 그렇게 툭툭 던질 때는 정말 마음 아프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그 말을 쓸 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을 텐데. 결코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하나님을 찾는 순간이 아님을. 그 옛날, 성경을 기록하는 사람들은 늘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과 마음으로 성경을 기록했다. 그렇게 정결한 모습이었지만 성경을 기록하다 “하나님, 여호와, 주님”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다시 몸을 씻고, 쓰던 붓을 다시 깨끗이 씻고 그 단어를 썼다고 들었다. 결코 함부로 부를 수 없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로는 믿는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이나 삶의 모습으로 인해 하나님의 이름이 망령되이 일컬어 질수도 있다. “예수 믿는 사람의 모습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냐.”고. 어떤 모양이 되던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이름이 망령되이 일컬어지는 것을 조심하고 막아야 하는 책임이 있다.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워야 하고 가르쳐야하지 않을까. 몰라서 그런 우를 범할 수도 있기에. Shout to the 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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