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타다

2010.03.15 01:21

이영숙 조회 수:895 추천:247

 

목련 개나리 진달래 철쭉이 오케스트라의 하모니를 만들 때면 피부 근육 뼈 마디마디가 함께 어울려 불협화음을 만든다 삶을 뒷전에 두고 베개 친구 삼든가 굴레 씌운 소 되어 왕방울 눈만 굴리며 속으로 모든 아픔 삼키다 저녁에는 애꿎은 이불만 집어 뜯는다 그러다 꽃들 지고 잎 피어 온 대지 푸름의 계절 오면 그때부터 온 몸의 사지육체 오장육부가 불협화음을 멈춘다 겨울 끝나고 봄으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한참을 아픈 시간들을 보내야 봄을 맞이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나는 지금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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