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영어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

2008.06.21 19:41

신영 조회 수:405 추천:69


 


한국의 영어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  /신 영


지난 이명박 대통령 취임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국어와 국사도 영어로 가르치도록 추진할 것'이라는 한국의 뉴스를 접하며 여러가지 생각에 있었다. 미국에서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는 한 어머니로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와 역사를 잊어버릴까 싶어 노심초사 한국학교에 빠지지 않고 보내려 애쓰며 살았다. 한국학교가 매주 토요일에 있지만 주말에는 타운에서 하는 아이들의 운동이 많이 있기에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놓아야 하는 어려운 결정의 귀로에서 고민하기도 한다. 그래도 부모의 입장에서 혹여 아이들이 한국어를 잊을까 봐, 한국학교에 보내는 결정을 한 것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한국학교에 보내는 엄마나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 아이들이나 힘겨운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몇년을 한국학교에 다니며 한국말도 배우고 문화와 역사도 배우니 재미가 생기는가 싶었다. 또한,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아이도 어차피 미국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서는 '동양 아이' '한국 아이'일 뿐이다. 그렇다면, 더욱 당당히 내 나라말, 내 조국의 말을 익히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언어를 하나 더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자산이라는 것을 어려서는 모르지만 대학을 진학하면서 알게 되는 것이다. 또한,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직장의 문이 더욱 넓혀지는 것이다. 어찌 어려서야 그것까지 알았으랴. 그저, '한국 사람이 한국말 할 줄 알아야지' 하는 부모님들의 귀찮은 잔소리만이 귀에 남았을 뿐이다.

또한, 깊이 생각을 해보면 한국에서의 이 대통령의 정책적인 영어교육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몇 년 전, 한국 TV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에게 길 가르쳐 주기의 짧은 내용을 본 기억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답답하기도 했다. 영어교육을 중학교 3년과 고등학교 3년 그리고 대학 4년을 합한다면 짧지 않은 시간이다. 헌데, 각 대학 입구 근처에서 외국인이 길을 물을 때 외국인에게 길을 제대로 안내해 가르치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물론, 미국에 사는 이민자들이라고 유창한 영어실력을 갖추었느냐, 그것도 오해이지 않을까 싶다. 그럭저럭 생활영어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어려서 공부를 하러 온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주변의 타국 이민자들을 곁에서 보면서 한국 이민자들과는 다른 느낌을 가끔 갖는다. 똑같은 시기에 이민을 온 타국(외국)민들을 살펴보면 한국인들의 영어 실력이 그들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인도인들을 들 수 있는데 그네들은 이민 오기 전에도 기본적인 영어실력을 갖춘 상태이다. 미국에 도착해서도 필요한 생활영어 정도는 어렵지 않게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생활의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이민 온 경우는 적어도 5여 년을 영어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물론, 인도의 경우 유창한 영어 실력은 영국의 오랜 식민지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나라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른 타 종교나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여유로움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른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는 곧 다른 문화나 언어에도 가까이 다가서고 배울 수 있는 환경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살면서 피부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경우이다. 비슷한 교육과정을 통해 비슷한 실력을 갖추고 넓은 곳에서 펼칠 수 있는 장이 열렸다고 가장해 보자. 미국에 유학을 온 경우를 보더라도 인도인의 경우 공부를 마치고 전문적인 자리에 앉는 숫자가 한국인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물론 인구의 비율에 의해서도 결정지어질 테지만 그것보다는 언언(영어) 실력에 비례한다는 생각이다. 의학을 공부하러 온  경우는 더욱이 그렇다는 것이다. 전문의가 되어 병원에서 일할 때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한다면 한국의 영어교육에 대해 생각해 볼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도 성급한 영어교육에 대한 갑작스런 변화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자들이나 학부형들 그리고 학생들에게 무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 국제화시대에 맞는 경쟁력과 선택 그리고 최고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사람만이 실력자 대접을 받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에 못 미치면 부족한 사람일 테고 능력 없는 한심한 사람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실력자가 되어야 하고 실력자가 될 수 있을까. 무엇이든 차근차근 한 걸음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영어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학생이나 학부형이나 교육자나 모두 한마음일 게다. 하지만 방법론에서의 차이는 분명히 있으리란 생각이다. 세 아이를 키우며 배운 것이 있다면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를 힘들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결론이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처한 상황에서 제일 나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모두에게 편안하고 지혜로운 일이지 않을까 싶다. 누구를 따라잡기 위한 교육은 본인에게나 사회에게나 국가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나 자신 스스로 깨달아 생각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자기 자신의 존재 확립의 문제이다.

또한, 인도인들이 어느 나라에서도 당당함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오랜 역사와 문화와 철학의 교육 제도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자신에 대한 깊은 생각과 삶에 대한 지표 내지는 이유와 사유의 깨달음이 있었기에 깊은 곳에서부터 여유로움이 흐르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제도는 오랜 시간의 경험보다는 눈앞에 닥친 불 끄기 식의 연속이었다. 또한, 늘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교육이 아이들에게 커다란 불안과 불신을 갖게 한 것이다. 영어교육의 필요성 이전에 경쟁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안으로 쌓아올릴 수 있는 철저한 '교육 철학'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집 아이 셋 모두가 고등학생이다. 이 아이들은 학교에서의 등수를 알 수 없다. 친구끼리도 서로 대충 느낌으로 알 뿐 등수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쟁하거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일이 없다. 자기 노력한 만큼이 자신의 실력이다.

한국의 현재 영어교육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는 감지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한 방법으로 학생이나 학부형이나 교육자들에게 혼돈을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 깊은 안목과 앞으로의 긴 교육정책의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성급하지 않은 결정이면 좋겠다. 영어교육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전 인격적인 교육의 테두리 안에서 '교육 철학'이 바로 설 수 있기를 바람으로 남겨 놓는다. 삶에서 긍정적인 경쟁은 또 하나의 커다란 에너지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익힌 후에 선택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경쟁이란, 언제나 그 후유증이 있기 마련이다. 높이 오르는 사람이 있으면 반면 낙오자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경쟁보다는 자신의 깊은 자존감을 깨달을 수 있는 '교육 철학'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04/12/2008.....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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