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그리스 강이여!

2010.04.06 11:39

신영 조회 수:587 추천:67


        티그리스 강이여! /신 영 어둠이 덮이면, 숨죽인 별들이 하나 둘 눈을 뜨고 고요히 흐르는 티그리스 강가에서 식히지 못한 몸을 닦는다 낮에 졸던 별똥 하나 강물로 떨어지고 밤하늘도 내려와 강물에 씻긴다 어둠이 빛을 그리워하면 낮이 될까 밤이 낮을 그리워하면 빛을 만날까 걸어도 걸어도 보이지 않는 얼굴들 어둠의 공간이 덮어버린 낮의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초침 소리 멀어지는 기억 밖에서 들려온다 몽롱한 환각의 꿈들이 손끝에서 꿈실대며 구더기떼 몰고 상처 난 심장으로 오고 있다 덮인 눈두덩엔 시뻘건 태양이 이글거리고 가물거리는 귀청에선 벌레 소리 들린다 무거운 눈꺼풀은 뜨는 만큼 깊어지고 윙윙거리는 귓속은 날파리 날개만 퍼덕인다 그 옛날 바디매오도 눈을 뜨고 뱃새다의 소경도 눈을 번쩍 떴단다 베데스다 연못에서 기적이 일어 소경도 절뚝발이도 연못에 씻기만 하면 삼십팔년 된 중풍병자도 나았단다 티그리스 강가에서 빛나는 보석처럼 한낮의 뙤약볕에 반짝이는 모래알들도 밤새 폭풍에 수없이 넘어지고 자빠지고 낮을 기다리다 태양 아래서 반짝였듯이 어둠을 이기고 낮을 기다리는 영혼들을 붉게 물든 티그리스 강이여! 핏물에 젖은 몸을 닦아주고 마음에 상처 난 자국을 씻어주오 더는 핏물이 흐르지 않도록 바닷속 깊은 샘구멍을 열어주오 티그리스 강가에서 우는 소리 들리거든 그 젖은 눈물 닦아주고 소리 재워주오 영원히 흐를 티그리스 강이여! 10/11/2007.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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