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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겨울 들판의 연가

2003.12.15 14:03

박정순 조회 수:241 추천:12

어둠에 잠길 것 같지 않은
은백의 대지 위에 쌓인 고요
가만히 쌓인 눈 털어 내던
나뭇가지 위로 저녁 햇살은
아래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빵 굽는 냄새가 흰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피정의 집에는
밤마다 키 작은 카오리*와 늑대들이
누군가의 부름을 받고 찾아오는 곳
그대 지바고처럼 등불을 들고
쫓아 버리지는 마세요

이밤 폭설이 내려
사나흘 길이 끊겨도
그대가 곁에 있음으로 행복한 사랑도
돌아보면 소금기둥으로 변해버릴지 몰라
별없는 밤에 빛나도록
맑은 풍경소리로 남겨 두겠습니다

* 캐나다에 사는 여우종류. 키가 작으며 파인리 티모티의 전쟁이라는 소설에 자주 등장한다.


시작노트 :

설경으로 둘러쌓인 피정의 집을 나와 잠시 산책하며 지바고가 등불을 들고 쫓아 냈던 늑대들이었다. 밤마다 늑대의 울음소리가 친구처럼 들린다는 피정의 집에서 일하는 마크, 세상의 깊은 인연들과 이제는 손을 놓고 살아도 행복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