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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산사에서

2005.10.25 12:13

박정순 조회 수:320 추천:38

산사에서


여명을 깨뜨린 분주한 발자국들이
아무도 오지 않은 길을 따라
바람의 옷깃을 흔들며
새벽길 걷는다
더 빨리 닿기 위하여
더 멀리 가기 위하여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된다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 들면
나무들은 홀로 깊어 면벽중이다
졸음에 겨운 동자승처럼
햇살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가슴을 태우던 사랑
아직도 한켠에서
나뭇잎들은 열애중이라는
가을 편지가
산사의 오솔길 따라
환한 새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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