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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영영이별, 영이별 관람후

2005.12.08 10:48

박정순 조회 수:410 추천:65

작가는 말한다.  역사에 의해 정순왕후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여인.

그 이름으로 인해 단종과 혼인을 맺은 열다섯살로부터

죽음에 이른 여든 두살에 이르기까지

무려 67년의 세월 동안 형벌과도 같은

침묵의 시간을 살아내야 했던 여인.  권력에 의해

역사의 무대위에 세워졌다가, 다시 그 권력에 의해

역사의 무대 바깥으로 참혹하게 내 팽개쳐진 여인.

너무 오랜 동안의 죽음과 망각의 시간을 건너와 이제야

우리에게 죽은자의 언어로 말을 걸어오는 여인.

죽음을 통해 비로소 마음속에 서리서리 쟁여 놓은

어둡고 참담했던 침묵의 세월을 펼쳐 보이며 우리앞에

영혼의 형상으로 되살아 돌아온 여인.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죽음의 다리를 건너가서야 비로소 말을 얻고

자유를 얻은 그 여자, 단종의 비 송씨.

"내 당신,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내가 곧 당신의 뒤를 따라 갑니다."

라고 말하는 그녀의 사랑이, 애처러운 삶이,

눈시울을 적시는것을....



그래서 이 소설은 김별아의 <영영이별 영이별>은 남성들의

역사 뒤에 가려져 있던 여성의 말과 삶에 주목하고 그것을

문학의 언어로 새롭게 복원해 낸 매우 의욕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단종의 비극 뒤에 묻혀버린 정순왕후의 한맺힌 삶 위에 켜켜이

쌓인 망각의 먼지를 걷어내고 그 녀를 죽음으로부터 불러내어

그녀와 함께 마치 씻김굿을 하듯 휘몰아치는

말의 격랑에 몸을 싣는다.



윤석화의 연기 실력을 다시 한번 감탄하게 하는 무대였다.

극장 산울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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