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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빗나가는 여정

2007.07.25 07:01

박정순 조회 수:333 추천:51

빗나가는 여정 일기예보, 파도가 높다고 했다. 일정을 바꿔서 독도는 다음날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울릉도, 망루를 돌아보기로 했다. 울릉도에서 바라보는 동해의 푸른 바다, 바다, 받다, 받아... 바다는 넓은 품속에 하늘의 푸른빛을 받아주라고 바다로 불리게 됐단다. 하늘, 한을, 한울... 하늘이란 이름은 한울 빈틈없이 바다를 감싸주라는 가르침이었다라고 하니. 받아주는 바다와 감싸주는 하늘, 그 바다와 하늘이 가슴을 열고 함께 하는 그곳에서는 뜨고 지는 해와 함께 거센 터전을 일구어 온 사람들의 강인함을 생각하게 했다. [푸른 독도 가꾸기] 회원님들의 봉사로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어서 고마웠고 독도라는 인연의 끈으로 약간은 서먹한 분위기 속에서도 정감 어린 투박한 마음들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자신을 버리고 서로의 빛깔에 스며드는 지혜, 대방의 허물까지도 감싸주는 너그러움, 그래서 우리들은 자연을 보며 삶의 이치를 생각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바로 달려갈 수 없는 독도를 놓고, 신목사님 왈, “그래서 사랑이 쉬운 게 아니지요.”라고 하며 나를 놀렸다. 사랑을 위한 기다림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지혜라고 하면서 나는 각자의 독도에 대한 사랑에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빤히 들여다 보이는 논리를 놓고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이웃나라 일본의 뻔뻔스러움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가끔은 그들의 억지가 때로는 부럽기조차 했다. 아니,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우기는 그들의 욕심 뒤에는 분명 더 큰 칼날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독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린 의용 수비대원들의 앞서간 발자국……. 그저 그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되풀이 되는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일본의 욕심이 두 번 다시 바다를 건너 오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가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레이더 기지로 올라가는 길…… 거센 바람으로 인해 발걸음 내딛기 조차 쉽지 않았다. 파도가, 바람이 너울대는 이곳 울릉도, 바람은 한시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이 척박한 곳에서도 풀과 나무는 자라고 있었다. 온몸으로 휘어지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는…… 이들이 살아가는 법을 배우라는 말씀 같아 온몸으로 바람의 채찍을 맞았다. 바람 <망루에서> 바다의 평온을 가로질러 달려온다 숨이 찬 뜀박질 도무지 바로 서 있기를 원하지 않는 휘몰아치는 바람을 더 이상 막을 수 없었다 산다는 것은 저 푸른 풀들 같은 모습 허리를 꺾어 온 몸으로 바람 부는 곳으로 휘어져도 삶의 중심은 늘 그 안에 있는 것 부드러움은 단단함보다 더 강인하다는 것을 바람이 지나가고 난 뒤 허리 꼿꼿이 세운 여리디 여린 저 풀들을 보며 깨닫는다 사랑아~ 내 삶의 뿌리를 흔드는 폭풍우일지라도 너는 내 안에서 북극성으로 빛나는 별이 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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