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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순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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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악몽소동

2008.11.08 00:36

박정순 조회 수:219 추천:20

언니의 환갑도 그냥 지나고 이래 저래 식구들이 제대로 모인 적이 없었다. 우리가 캐나다로 이민 간 후 남편을 그리워하는 형부는 내게 빨리 토론토로 돌아가기만 바라다... 어머니 살아 계실 때 일년에 2번이라도 만나자. 라며 큰언니의 모임 주관이 이루어졌다. 그동안 부실했던 예우를 메꾸기 위해 기름값 제공은 내가 하겠다고 했다. 일정을 잡아 놓으라고 하기에(학원일로 토요일, 일요일 없이 사는 내 스케줄에 따르기로 함) 강화도를 거쳐서 설악으로 옮겨 이동할려고 콘도미니움을 예약했지만 스케줄은 단양으로 바뀌었다. 저녁을 간단한 곳에서 먹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오랫만에 온 가족이 모였고 언제 또 이런 날들이 있을까? 하여 고급 한정식당으로 갔다. 형부는 불편해하는 목소리로 왜 이러느냐고 계속 추궁을 하셨고 언니들은 내가 지불할 것을 알고 행복해 했다. 이러쿵 저러쿵 말들을 모두 귀 막고 단양까지 운전하여 갔다. 모두들.......... 멀리까지 간다고 툴...툴... 그리고 단양에서 형부가 알아본 모텔인지...온 가족이 모두 들어가 잘 수 있는 대형 방에 들어가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뭔가... 으시시한 기분이 드는 것은 밤이라서 느껴지는 그런 기운인지...암튼 편안하지 않았지만 하루밤인데 어때? 하고 말이다. 사건은 그날 밤 바로 일어났다. 하루종일 운전을 한 까닭으로 너무 피로해서 대충 샤워를 끝내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악몽....... 나 혼자 사무실에 있는데 남자가 들어 온 것이다. (꿈속의 흰옷입은 남자가 서 있었는데...) 그래서 나는 꿈속에서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한 것 같은데 "거기 누구요?"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꿈속에서라도 나는 살았구나. 하는 안도의 숨을 쉬었고 비몽사몽... 시끄러움에 현실로 돌아오니... 내가 본 꿈속의 사람이 아니라 실제 동생이 문을 잠그기 위해 문 소리를 냈다가 내 비명에 이어진 황당한 반응들이었다. 사건은 내가 지른 비명 소리를 듣고, 작은 언니는 내가 악몽을 꾸는 것 같아 깨우기 위해 눈을 뜨 보니 왠 남자가 서 있어서 "거기 누구요?" 하고 놀라 소리를 질렀고 작은 언니의 "거기 누구요?" 하는 비명소리를 듣고 놀란 큰언니, ' 낯익은 도둑이다.' 하고 소리를 지르고 우리들 비명 소리에 형부는 몽둥이를 찾기 위해 두리번 거리며, "누구야. 누구?" 비명의 연속...악...악...악이었던 것이다. 꿈에서 깬 나는 너무 놀라서 가슴이 콩닥콩닥.... 식은 땀까지 흘렸고.... 언니들도 가슴이 콩.콩.콩... 사건을 만든 나는 미안한 마음... 어쩔 수 없이.. 몰라, 몰라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사건 하나 만들어 놓았다. 어쩌면 한결같이 놀라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다음날 내내 그 소란으로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