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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커피를 저으며

2009.11.23 09:33

박정순 조회 수:87 추천:9

커피를 저으며 새들도 둥지를 비우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오후 텅 빈 집에서 볼륨을 높이고 듣는 "칼 오르프"*의 [운명의 신-카르미나 부라나] 블랙 커피의 떫은맛처럼 빳빳한 자존심이 뜨거운 물에 녹아버리는 크림 같다 사각사각 떨어지는 낙엽도 운명의 신에 복종하듯 넓은 바다의 길 버리고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의 회귀 푸른 밧줄로 돋아나는 욕망이 커피 잔 속에 미끄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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