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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풍경

2009.11.24 10:20

박정순 조회 수:150 추천:7

풍 경 뒷뜰에 서 있는 은백색 금속 풍차를 보고 나무들이 한마디씩 말을 건넨다. “넌 왜 여기 서 있니? 앞 뜰 잔디위에 서 있어야 하잖니? 너 때문에 우리들의 아름다움이 흉해 보이는 걸, 너 아니?" 자작나무의 샐쭉거림에 사철나무도 목소리를 높였다. “삐꺽거리는 너 소리땜에 주인은 밤마다 잠들기 어렵다더라” 주인을 위하는 것이 오로지 그들 자신의 몫인양 나뭇가지를 흔들며 까르르 웃으며 못생긴 풍차를 놀려대고 있다 그러나, 나무들아! 덩쿨들아! 나는 그저 바람의 달리기를 따라 잡기 위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땀을 흘리지만 멈출 수만은 없구나 바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얼만큼 빨리 달려오는지 온 몸으로 알려 주는 것만이 풍차인 내가 해야 할 일임을 나는 안다. 그러니 나무들아 덩쿨들아 아름다운 꽃들아 나도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안다 사랑할 줄도 안다 그런 마음이 너에게만 있다고 말하지 말아라 우리는 서로 어우러짐으로서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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