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박정순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0
전체:
39,083

이달의 작가

길. 16

2009.11.24 15:55

박정순 조회 수:172 추천:13

기척도 없이 고향으로 길 떠났다는 당신의 방문 앞엔 환한 등불로 비추었던 당신의 미소가 걸렸습니다 그 앞에 옹기 종기 모인 사람들의 얼굴엔 슬픔 한 자락 자리를 깔고 깔깔한 자존심만 풀칠하여 다림질한 언니의 목소리와 보드런 조카들의 핏기가신 눈망울이 흰 옷자락에 걸려 펄럭입니다. 폭죽 터지는 언니의 잔소리에도 “30분만 소나기 퍼붓고 나면 햇빛 비친다니까” 하고 웃음으로 벗어 놓은 당신의 허물은 큰그릇에 담을 수 있는 따뜻한 생이었습니다. 서편 하늘에선 당신을 영접하는 무지개가 섰고 무상대도의 길 걸으며 들려 준 말 “사랑할 날이 그리 많지 않은 생. 열심히 살아.”라며 이민 길에 손 잡아주던 당신을 위해 내가 고작 해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는 묏가에 올리는 시 한 줄만 젖어서 돌아오는 길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6 김치 박정순 2009.11.24 147
55 독도 사랑. 3 박정순 2009.11.24 171
54 세상 한 끝의 행복 박정순 2009.11.24 164
53 뚝배기 사랑 박정순 2009.11.24 231
52 일월의 바람 박정순 2009.11.24 202
51 어느 소설가의 독주 박정순 2009.11.24 160
50 길. 18 박정순 2009.11.24 173
49 길. 17 박정순 2009.11.24 174
» 길. 16 박정순 2009.11.24 172
47 길. 15 박정순 2009.11.24 202
46 길. 14 박정순 2009.11.24 241
45 겨울바다 박정순 2009.11.24 236
44 경춘가도 박정순 2009.11.24 275
43 저 혼자 흐르는 강물 박정순 2009.11.29 266
42 술잔속엔 박정순 2009.11.29 191
41 바람에게 박정순 2009.11.29 205
40 말없는 강물은 몸 뒤척이며 박정순 2009.11.29 189
39 눈2 박정순 2009.11.29 199
38 눈1 박정순 2009.11.29 237
37 변화 박정순 2009.11.29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