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구원하는 길

2003.02.06 16:26

박경숙 조회 수:134 추천:16

신경숙 소설가가 언젠가 신문 인터뷰에서 말했더군요.
평론가를 의식하면 어떻게 글을 쓰겠느냐고 말이죠.
맞아요.

난 글을 쓰는 일이란 자신을 구원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감히 다른 누군가를 구원한다거나 세상을 구원한다는 엄청난 명제가 아닌, 그러나 자기를 구원하는 일은 굉장한 일입니다.
구원은 사실 시선을 허공에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땅의 문제에 매이려면 다른일을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허공의 과녁을 향해 수없이 자신의 영혼을 날린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또 평가는 상대적이라 읽는 사람의 과녁은 쓴 사람의 과녁과 다르다는 것도 때론 실감하는 말입니다. 나는 꽃을 생각하며 쓴 글을 읽는 사람은 향기에 초점을 맞춰 더 좋게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죠. 다만 이 세상에 수많은 영혼의 입맛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듯이 작가도 그 각기의 입맛에 맞는 글을 써내는 수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비평의 말들은 사실 너무 아프지만 그로인해 한번 더 자신의 세계를 돌아볼 기회를 갖게해 주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비평과 자신의 세계를 잘 절충하여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겠죠.

언젠가 현대문학 비평에서 그런 글을 읽었습니다. 작가는 독자를 만족시키는 글만 써야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아프게하고 그로 인해 한단계 성장시키는 글을 써야한다고요. 나도 거기엔 동감입니다. 그대는 그렇게 좀 독자를 생각하게 만드는 세계로 자신을 잘 이끌고 가세요.

때론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들 모두가 원래는 자기만의 빛깔과 광채를 지닌 아름다운 보석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세상에 오면서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자신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갈 때 예술인들은 그 본래의 자기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 보석은 결코 땅에서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허공에서만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 아닐지요. 그대와 나 얼만큼 자신을 닦아와 지금 얼만큼 빛나고 있는 것일까.
그대 점점 광채가 더하는 보석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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