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이 "에미모"님

2003.02.26 02:16

혜령 조회 수:448 추천:40

에구, 반가운 손님이 다녀가셨네요.
그런데 "할주머니"라고요? 우리 주용이에게는 상관이 없답니다. 모국어를 쓰는 모든 여자들을 공평하게 "에이모"라고 부르거든요. 할머니라고 아무리 가르쳐줘도 한두번 저 혼자 "알무니"하고는 다시 "에이모"에요. 그러면 선생님도 제게 언니가 되나요? 우리 주용이가 엄마보다는 훨씬 사교성 있게 자라려는 모양입니다. ㅎㅎ 염려해주신 덕분에 그동안 코피는 안 흘렸어요. 애들이 공기가 건조하면 코피를 흘린다는데, 요즘은 제가 밤새도록 가습기를 틀어놓아서 집안이 열대우림 같지요.
주용은 얼마전 한바탕 독감을 앓고 아직도 콧물을 조금 흘리지만, 그새 또 많이 자랐어요.
반죽 말이 났으니까 말인데, 어제는 제가 저녁으로 터어키 버거를 만들었거든요. 주용이 좋아하는 음식이라 야채도 많이 잘게 썰어 섞어넣고. 그런데 반죽을 하느라 밀가루와 고기가 묻은 제 손가락을 보더니, 주용이 "Wash, wash finger, Mama" 하는 거에요. 그래도 제가 손으로 조물락거리니까, "Use (s)poon! Wash finger, Mama!". 제가 "엄마 요리하는 거야" 하며 낄낄대니까, "Wash finger, Mama, wash!" 하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서 "워언, 투우, 뜨리이..." 숫자를 세는 거에요. 그냥, 손씻고 같이 "Baby ABC" 비디오 보며 놀아버렸지요.
그러니까...(한숨) 아이구 그러니까, 제가 소설반죽 제대로 해서 기쁨 수제비 맛보시려면 좀 시간이 걸릴 거에요. 그래도, 그래도 주용이 "에미모"님, 웅녀의 끈기로 기다려 주시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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