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질 때
2003.04.14 06:04
가지 끝으로 가지 끝으로
봄이 밀려 봄이 터져
꽃 한 송이 툭
부푼 공기의 나선형 결을 타고 내린다
뒤따라 빗방울 하나가 꾹
압핀처럼 입을 맞춘다
꽃의 오체투지(五體投地)
여기, 지금,
너, 바로 너......
겨우내 맨 가지로 닦은 둥근 길
영원같이 긴 그 길 어디선가
속삭임이 들린다
꽃은 땅을 핥으며 서서히 부서져
땅이 된다
여기, 지금, 나,
바로 내가 사라진다
마음 속 빈 길
그 환한 구멍에 꽃이 내린다
봄이 밀려 봄이 터져
꽃 한 송이 툭
부푼 공기의 나선형 결을 타고 내린다
뒤따라 빗방울 하나가 꾹
압핀처럼 입을 맞춘다
꽃의 오체투지(五體投地)
여기, 지금,
너, 바로 너......
겨우내 맨 가지로 닦은 둥근 길
영원같이 긴 그 길 어디선가
속삭임이 들린다
꽃은 땅을 핥으며 서서히 부서져
땅이 된다
여기, 지금, 나,
바로 내가 사라진다
마음 속 빈 길
그 환한 구멍에 꽃이 내린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 | Imaginary Friends | 김혜령 | 2003.04.15 | 364 |
10 | 산보하는 개 | 김혜령 | 2003.04.14 | 353 |
9 | 산다는 것은 | 김혜령 | 2003.04.14 | 351 |
8 | 공사장을 지나며 | 김혜령 | 2003.01.29 | 351 |
» | 봄꽃 질 때 | 김혜령 | 2003.04.14 | 350 |
6 | 비의 음계 | 김혜령 | 2003.04.14 | 346 |
5 | 줄 위에서 | 김혜령 | 2003.01.29 | 345 |
4 | 새벽 | 김혜령 | 2003.04.14 | 343 |
3 | 사잇길 | 김혜령 | 2003.03.05 | 339 |
2 | 벼룩과 과학자 | 김혜령 | 2003.01.29 | 329 |
1 | 대화 | 김혜령 | 2003.03.28 | 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