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안의 길

2008.03.19 04:22

김혜령 조회 수:1042 추천:172

꽃을 바람에 날려보내고 둥근 열매도 내주었다 푸르고 곱던 이파리와 함께 새들도 날아갔다 빈 둥지마저 무너진 자리에 뼈만 남은 나무가 날지 못하는 팔을 벌리고 서 있었다 검은 하늘 비바람 끝에 뚝뚝 제 뼈를 분질러 버리면서도 나무는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너무 깊어 멀기만 한 길 희망은 하늘이나, 하늘을 날아가는 새, 꽃잎이나 열매, 이파리가 사라진 공중에 있는 것이 아니라 허공을 끌어안는 제 안 깊고 깊은 곳에 샘처럼 고이는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 숲으로 가득하리라 김혜령 2010.03.07 921
70 지금 나는 김혜령 2009.05.30 993
69 오작교 건너가 만나리 김혜령 2009.02.11 1041
68 빗소리 김혜령 2008.12.07 995
67 롱슛 김혜령 2008.08.27 1119
66 새들이 운다 김혜령 2008.05.15 1126
» 나무 안의 길 김혜령 2008.03.19 1042
64 강바닥은 김혜령 2008.03.18 767
63 차력사 김혜령 2007.08.05 1580
62 아이 앞의 문 김혜령 2007.01.10 866
61 아직도 바람이 김혜령 2007.01.10 806
60 겨울 화단에서 김혜령 2006.12.06 1010
59 바람 김혜령 2006.12.04 874
58 은어사전-8 김혜령 2006.10.11 1015
57 은어사전-7 김혜령 2006.10.11 955
56 은어사전-6 김혜령 2006.10.11 896
55 은어사전-5 김혜령 2006.10.11 769
54 은어사전-4 김혜령 2006.10.11 919
53 은어사전-3 김혜령 2006.10.11 830
52 은어사전-2 김혜령 2006.10.11 611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1
전체:
22,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