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운다

2008.05.15 04:47

김혜령 조회 수:1126 추천:180

새들이 운다

꾸욱꾸욱 눌러보듯

찌이찌이 찢을 듯

고홉고홉 빨아대듯 울다가

부우부우

제 안에 가득 찬 허공을

토하듯 운다.



저마다 허공을 바라보며

허공에 갇혀 분주하다.



쪼아보고

뱉어보고

삼켜보는가 하면

견딜 수 없다는 듯

까악까악 소리를

질러보기도 하다가, 문득

웅덩이 속에 지친

제 모습을 마주보기도 한다.



저 게 나구나

나라는 형상이구나



부서져

흩어져

허공과 하나가 되기까지

제 모습, 제 한계를 감당하기란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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