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1 <문학세계> 20호 2011
2011.11.30 17:01
대나무 1
김인자
대나무 숲 속에 앉아
고요를 숨쉬네
푸르고 곧게 맨살로 솟아
나이테도 없는
세상과 맞서 피부로 싸우며
마디로 결의해서
타협도 모르고
꺽일줄도 모르는
긴 세월 봄이 와도 설레지 않고
생의 단 한번
꽃 피는 날
생명을 불사르는
100년의 의지여
스쳐 가는 바람 소리
방향 없는 세상의 소리
들숨을 멈춘 채
언제나 하늘을 향한 간절함으로
사시사철 늘 푸른 세사의 줄기
내시경에 잡히지 않는
가슴이 뻥 뚫린 긴 허공에
보검을 감추고
꺾이지 않는 침묵으로 품어 안았네
마디진 세월의 매듭사이
한번도 포기한 적 없는
평생의 길 푸른 몸짓에서
참고 견디는 공명의 소리가
바람사이 고음으로 흘러나오네
속을 비운 대나무 소리
마음과 마음 사이의 허공
후회나 아픔의 곁가지 삭제하고
안으로 삭이고 지우는
고고한 마음
늘 푸르다.
김인자
대나무 숲 속에 앉아
고요를 숨쉬네
푸르고 곧게 맨살로 솟아
나이테도 없는
세상과 맞서 피부로 싸우며
마디로 결의해서
타협도 모르고
꺽일줄도 모르는
긴 세월 봄이 와도 설레지 않고
생의 단 한번
꽃 피는 날
생명을 불사르는
100년의 의지여
스쳐 가는 바람 소리
방향 없는 세상의 소리
들숨을 멈춘 채
언제나 하늘을 향한 간절함으로
사시사철 늘 푸른 세사의 줄기
내시경에 잡히지 않는
가슴이 뻥 뚫린 긴 허공에
보검을 감추고
꺾이지 않는 침묵으로 품어 안았네
마디진 세월의 매듭사이
한번도 포기한 적 없는
평생의 길 푸른 몸짓에서
참고 견디는 공명의 소리가
바람사이 고음으로 흘러나오네
속을 비운 대나무 소리
마음과 마음 사이의 허공
후회나 아픔의 곁가지 삭제하고
안으로 삭이고 지우는
고고한 마음
늘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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