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을 마시며

2005.02.26 04:00

정찬열 조회 수:203 추천:11

구 선생님,

토요일 아침,
학교에 가서 이런저런 심부름 마치고
내 사무실에 올라와 차 한 잔 마시다가
옆 방으로 이사오셨다는 소식 전해 듣고
글 드립니다.

후배녀석이 한국에서 보내 준 녹차
녀석을 생각하며 차 맛을 음미하며
포르스름한 찻 잔 속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찻 잔에 금이 간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 언제 이렇게 되었나
매일 마시던 찻잔이었는데...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제법 귀티가 나는
이젠, 금 가버린 찻잔을
찬찬히 바라보다가    
이 녀석이
날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번, 가든그로브까지 먼 길 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옆 방으로 이사 오신 것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지내십시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정찬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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