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쥐

2006.11.15 17:31

구자애 조회 수:557 추천:37

L. A 모라토리움 콘서트장 場,
트로트와 팝케스트라가 만났다
영어가 서툰 트로트 가수와
한국어가 서툰 팝케스트라의 젊은 가수
공연을 지켜보는 내내
나는 오리무중이다

가락과 음률 사이
장구와 드럼 사이
거문고와 바이얼린 사이
한복과 푹 파인 드레스 사이
요기로 때운 타코와 라면 사이
어디에도 스미지  못하고
나는 떠돌고 있는 중이다

오색찬란한 조명 지나
잠깐 막을 내리는 사이
참다못한 포유류 한마리
어둠 타고
푸드덕, 뛰쳐 나온다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이 된 지금
빛과 어둠이 뭉쳐진 시간 속에서
천장에 매달리지도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이방인 하나
뒤뚱뒤뚱 횡단보도를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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