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속에 피리가

2009.12.22 14:32

구자애 조회 수:507 추천:55

바람이 환하게 웃을 때마다
내 몸엔 흠집이 나기 시작했어요
내부가 헐거워지며
구멍이 하나, 둘 뚫리고
아주 가끔은
바람이 내 속으로 들어 와
경쾌하게 8분음표로 휘날리기도 해요
이따금
흘러나오는 경쾌한 음률도
언젠가는 그칠 것이고
우리는 소리나지 않는 날들을
진공 속에서 터지지 않게  견뎌야 해요
내 몸을 통해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텅비어 살아있게 하는 무한화서,
산만하게 부서지기 싫어
격랑을 한 곳으로 몰아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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