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루
2011.05.15 05:11
연곡 골 냇물은 소금강 맑은 물과 장내에서 흐르는 물이
삼산에서 만나 궁궁리 바다로 흘러든다.
여기 큰 물이 만든 송림리 모래 밭
자주색 미루나무 잎 아직 어려 봄바람에 얼굴 개웃둥 거리고
건너 마을 나에 짝꿍 옥순이와 모래밭 찔루나무 찾아 헤맨다.
나무잎 파릇파릇 싹이 돝아날 때 여기 저기 찔레 나무 가지
헤치며 이제 막올라온 햇순
마음 가득 꺽어 개울가 바위에 앉아 껍질을 벗겨 똑똑 분질러
먹으면서 옥순이 팔은 가시에 찔려 빨갛게 긁혀 있다
찔루 껍질로 상처를 문질러 주었다
똑똑 부러지는 그 부드러움 속 달콤한 맛이 숨어 있다
어쩌다 붉은 햇순을 먹으면 무척 쓰다
옥순이 집 서울로 이사 가던 날
붉은색 찔루보다 더 마음이 쓰고 아팠다
눈으로 들어 오는 모래 밭
하얀 찔레꽃 속으로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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