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정찬열 선생님...
2004.09.20 05:01
성욱이 한테
반갑네
그리고 고맙네
오늘 아침, 사무실에 나와 이메일을 열어 보니 자네의 글이 있었네. 최성욱, 자네를 잊을 수가 있나. 까무찹잡한 얼굴에 유난스레 눈이 반짝반짝 빛나던 그 조그마하고 똑똑한 반장을 말일세.
너무 반가워 나도 몰래 눈물이 나왔었네.
한 동안 그 먼 먼 세월을 거슬러 올라갔었네. 자네들과 함께 생활했던 그 세월이 꿈 처럼 피어올랐네. 소풍 갔었던 일, 뙤약볕 아래 보래베기 하던 일, 수업중에 다리를 걷어올리게 하고 자네들 종아리를 때리던 일 등, 이런저런 자네들과의 생활이 떠 올랐었네. 중간고사를 앞두고 납부금을 내지 못한 아이들에게 돈 독촉할 때의 가슴아팠던 일도 함께 떠 올랐네. 교장선생님 지시를 할 수 없이 따르긴 했지만 수업중에 축 처지 어깨로 교문을 나서던 녀석들을 보면서 속으로 울었어. 돈이 없어 납부금을 제때에 내지 못한 부모들의 심정은 또 어떻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편치가 못해.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스무해 전이라니.
지나고 보니,
참 설익고 부족한 선생이었어. 더 좋은 선생님 일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을 이따끔 한다네. 젊은 시절은 의욕만 앞서는 경우가 많거든. 이해해 주리라 믿네.
그나저나
자넨,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가.
세월만큼 많이 달라졌겠지
보고 싶네
달려가 얼싸 안아보고 싶네
그 때, 그 녀석들
모두들 이제 턱밑 수염이 까실까실한 어른이 됐겠네 그려
할 말이 참 많은데
이제
차근 차근 하세
이렇게 소식 주어서
고맙네
내 이 메일 주소는
nambuschool@yahoo.co.kr 이네
지금 한국은 한 밤중일터이니
날이 새는 시간에 전화함세
우선
이만 줄이네
미국에서
선생님이
>선생님 혹시 제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우리 선생님이 맞으신지요..
>
>맞다면 저를 기억하시겠는지요..
>
>저 중2때의 담임선생님 정찬열선생님이시겠지요? 저는 그때 선생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철없던 반장이었지요..^^(기억하시겠죠?)
>
>언제나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
>저도 참 신기한게 오늘 아침 문득 인터넷 검색창에 혹시나하는 마음에 선생님 존함 석자를 쳐봤습니다. 홈페이지가 뜨길래 들어가봤더니 그 인자하시던 모습 그대로 책을 보고 계시는 선생님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울컥하는 맘에 또 다시 프로필도 봤죠.. 그제서야 우리 선생님이시구나 하는 확신이 들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
>선생님... 건강하시죠? 사모님도 잘 계시구요?
>선생님 너무나도 뵙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안계신 건가요?
>
>지금 안계시다면 한국에 오실때 한번이라도 뵙고 싶습니다.
>
>제 연락처 남깁니다.. 017-609-0215
>
>
반갑네
그리고 고맙네
오늘 아침, 사무실에 나와 이메일을 열어 보니 자네의 글이 있었네. 최성욱, 자네를 잊을 수가 있나. 까무찹잡한 얼굴에 유난스레 눈이 반짝반짝 빛나던 그 조그마하고 똑똑한 반장을 말일세.
너무 반가워 나도 몰래 눈물이 나왔었네.
한 동안 그 먼 먼 세월을 거슬러 올라갔었네. 자네들과 함께 생활했던 그 세월이 꿈 처럼 피어올랐네. 소풍 갔었던 일, 뙤약볕 아래 보래베기 하던 일, 수업중에 다리를 걷어올리게 하고 자네들 종아리를 때리던 일 등, 이런저런 자네들과의 생활이 떠 올랐었네. 중간고사를 앞두고 납부금을 내지 못한 아이들에게 돈 독촉할 때의 가슴아팠던 일도 함께 떠 올랐네. 교장선생님 지시를 할 수 없이 따르긴 했지만 수업중에 축 처지 어깨로 교문을 나서던 녀석들을 보면서 속으로 울었어. 돈이 없어 납부금을 제때에 내지 못한 부모들의 심정은 또 어떻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편치가 못해.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스무해 전이라니.
지나고 보니,
참 설익고 부족한 선생이었어. 더 좋은 선생님 일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을 이따끔 한다네. 젊은 시절은 의욕만 앞서는 경우가 많거든. 이해해 주리라 믿네.
그나저나
자넨,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가.
세월만큼 많이 달라졌겠지
보고 싶네
달려가 얼싸 안아보고 싶네
그 때, 그 녀석들
모두들 이제 턱밑 수염이 까실까실한 어른이 됐겠네 그려
할 말이 참 많은데
이제
차근 차근 하세
이렇게 소식 주어서
고맙네
내 이 메일 주소는
nambuschool@yahoo.co.kr 이네
지금 한국은 한 밤중일터이니
날이 새는 시간에 전화함세
우선
이만 줄이네
미국에서
선생님이
>선생님 혹시 제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우리 선생님이 맞으신지요..
>
>맞다면 저를 기억하시겠는지요..
>
>저 중2때의 담임선생님 정찬열선생님이시겠지요? 저는 그때 선생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철없던 반장이었지요..^^(기억하시겠죠?)
>
>언제나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
>저도 참 신기한게 오늘 아침 문득 인터넷 검색창에 혹시나하는 마음에 선생님 존함 석자를 쳐봤습니다. 홈페이지가 뜨길래 들어가봤더니 그 인자하시던 모습 그대로 책을 보고 계시는 선생님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울컥하는 맘에 또 다시 프로필도 봤죠.. 그제서야 우리 선생님이시구나 하는 확신이 들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
>선생님... 건강하시죠? 사모님도 잘 계시구요?
>선생님 너무나도 뵙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안계신 건가요?
>
>지금 안계시다면 한국에 오실때 한번이라도 뵙고 싶습니다.
>
>제 연락처 남깁니다.. 017-609-02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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