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학생의 미국 초청행사를 보고

2004.08.09 10:38

정찬열 조회 수:512 추천:15

                
                                            
"태평양 건너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미국, 이 나라에 오고는 싶었지만 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미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갑니다. 호남향우회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이곳 남가주 호남향우회의 초청을 받아 10박 11일 동안의 미국 방문을 마친 날 저녁, 송별회에서 함평 여고생이 했던 인사말이다.  
  "미국에 와서 두 가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인사하는 모습과 줄서는 풍경입니다. 어디서든 사람을 만나면 '익스큐스미, 아임 쏘리'를 말하고, 작은 일에도 '땡큐'가 생활화 되어있는 모습, 그리고 한 줄로 질서 있게 기다리는 광경은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원광여고생의 얘기다.  
"이곳 한인타운을 둘러보고 놀랐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 이민 와서 이렇게 큰 타운을 형성하며 살아가는 한인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시설과 배려가 좋은 것이 부러웠고, 사람들의 시민의식과 미국의 큰 땅덩어리가 부러웠습니다." 장성고등학교 K군의 말이다.
  "요즘 국내에서 미국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편견을 버리고 좋은 점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사람은 거의 자기중심적이고 내 이익만을 추구하는데 미국사람은 남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예당고등학교 학생의 진솔한 얘기였다.
  향우회에서 고향의 고등학생을 추천 받아 미국 견학을 시키는 일은 4년 전 시작되었다. 이 일은 원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소년 소녀가장 학생을 미국에 초청하여 격려해주자는 의도로 추진되었다. 처음엔 항공료를 비롯한 경비 전체를 향우회에서 부담하려했으나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결국 전남. 북 도청의 협조를 얻어 교통비는 도에서 부담하고 숙식과 기타 경비 일체를 호남향우회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첫해엔 전남 북. 도청에 추천을 의뢰하여 43명 학생이 다녀갔다. 각 시. 군에서 한 명 정도 초청된 셈이었다. 매년 숫자가 다르지만 올해는 전남 5명, 전북 6명, 그리고 광주광역시 2명을 포함한 13명이 미국을 다녀갔다.
  학생들은 미국에 도착하면서부터 떠날 때까지 향우회에서 마련한 시간표에 따라 움직인다. LA인근 헐리우드나 유니버셜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 관광, UCLA와 헌팅톤라이브러리 같은 교육 관련 투어, 그리고 그랜드케년과 라스베가스를 포함한 원거리 여행 등, 빡빡한 일정으로 짜여있다. 올해는 한국인의 미국 이민사와 통일에 관한  강의 시간도 첨가됐다.
숙소는 향우회원 집에서 민박을 한다. 한 가정에 보통 2명을 책임지는데 숙소는 물론 교통편까지 도와주게 된다.   여러 개인이나 단체도 이들의 방문을 환영하고 도왔다. 오레지카운티에 있는 디즈니렌드를 방문하는 날은 오렌지카운티 호남향우회에서 저녁을 대접하고, 라스베가스를 방문했을 때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식사는 물론 선물도 한 아름씩 안겨주었다. 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밥 한끼라도 먹이겠다고 앞다투어 나서는 모습을 보면 코끝이 시큰하다. 고향이란 게 무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메스콤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이들의 일정을 계속 보도했다.
  재미있고 유익한 이 제도를 이용하여 더 많은 아이들이 미국에 다녀갔으면 좋겠다. 형편 때문에 유학을 보낼 수 없는 아이도 견문을 넓혀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각 시 군에서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아이들이 다녀갈 수 있었으면 한다. 체재비는 향우회에서 책임지는데 비행기표 정도야 각 시 군에서 마련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힘들고 바쁜 이민생활 중에서도 매년 모범학생을 초청하고있는 이곳 호남향우회에 큰 박수를 보낸다.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낸다 했지만, 이젠 해외로 보내 국제 감각을 익혀야 할 시대다. 더 많은 아이들이 미국을 배워갈 수 있도록 지자제 의원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2004년 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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