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에서 뒤집기 한 판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장면은 참 멋있다. 인생이란 씨름판에서 뒤집기로 한판승을 따낸 흑인 여인의 이야기도 그에 못지않게 흥미롭다.
오프라 윈프리. 그녀는 이곳 ABC가 방영하는 ‘오프라 윈프리 쇼’의 진행자이다. 최근 한인이 만든 청바지 'It Jeans'가 오프라 쇼에서 여성의 체형에 가장 잘 어우리는 편안한 바지로 소개 되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인생역전을 이루어낸 그녀의 얘기가 생각났다.
  오프라는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운다. 국제 에이미 방송인상, 아카데미 여조연상을 수상했고, 2005년 MSN이 선정한 미국을 움직이는 여성 10명 중 한 명으로 뽑혔다. 인권운동에 끼친 공헌으로 ‘유엔 세계지도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프라 쇼는 132개국에 방영되고 있으며 전 세계 1억명 이상이 즐기고 있다. 그녀가 발행하는 오프라 잡지는 매월 200만부 이상이 팔린다. 그녀가 쇼에서 언급한 상품은 즉각 매상이 증가한다. 어떤 브레지어 브렌드는 이틀 만에 189%의 판매실적을 올렸고, 이달의 책으로 소개한 책은 4일 만에 8만 5천부가 판매된 적이 있다.  
  그녀는 2년 전에 276명의 방청객에게 고급승용차를 깜짝 선물했으며, 올해는 주변 인물을 도와주라며 1000달러짜리 선불카드를 방청객 300여명 전원에게 나누어주었다. 총 30만 달러 이상을 쾌척한 셈이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그간 여러 선물을 드리면서 나 역시 받는 이가 느끼는 이상의 기쁨을 얻었다”고 말했다.    
  각계각층의 사람을 등장시킨 오프라 쇼는 재미있다. 사회적 이슈를 파헤치는 솜씨도 일품이다. 프로를 보면서 남들이 웃는데 따라 웃지 못하는 장면에선 머쓱하기도 하지만, 보고나면 체증이 풀린다.  
  오프라는 미시시피주 시골의 가난한 흑인가정에 10대 미혼모의 딸로 태어났다. 어린시절 할머니 밑에서 자라다가 파출부인 엄마를 따라 밀워키에 정착한다. 9살 때부터 친척과 주변사람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14살 때 조산아를 낳는다. 엄마 지갑에서 돈을 훔쳐내어 마약에 손을 대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실연을 당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청소년 감호소에 갇히게 된다.
이때, 오프라는 그의 양아버지인 버넌 윈프리가 던진 한 마디 말에 충격을 받는다.  “세상에는 일을 일으키는 사람과 그것을 그저 바라만 보는 사람,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일을 일으키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인생 대반전은 이렇게 밑바닥에서부터 시작된다. ‘오프라화’라는 단어가 있다. 이 말은 ‘어떤 세계를 전적으로 변화 개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완전히 개조시킨다. 이때부터 목표를 정하고 흔들림 없는 인생행진을 계속한다.    
  암울했던 어둠의 늪에서 빠져 나와 자신의 천부적 능력인 말하기와 학업에 매진한다. 대학에 들어가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방송일은 그녀의 적성을 더욱 빛내 주었고 학생회 부회장이 된다. 흑인 고용법에 힘입어 내쉬빌의 첫 여성 뉴스앵커가 되고, 어린시절 성 폭행의 암울한 기억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오히려 대중적 인기를 끌게 된다. 3년 후 볼티모어의 뉴스앵커, 그리고 7년 후에는 시카고의 오프라 쇼가 당시 최고 인기였던 도나휴쇼를 능가한다.
아메리칸 드림이 의미하듯, 공정한 게임 룰이 적용되는 미국이기에 오프라의 성공이 가능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 한국처럼 학벌 혈연 지연을 따지는 곳에서 그런 일이 가능하겠냐는 얘기이다. 인간이 모여 사는 곳엔 크고 작은 차별이 있기 마련이다. 미국도 뿌리 깊은 인종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
  오프라가 존경받는 것은 흑인이라는 차별을 극복하고, 가난과 핍박의 굴레를 뛰어넘어, 범죄의 유혹을 뿌리치고, 우뚝 일어섰기 때문이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많은 이들과 나누면서, 스스로 빛이 되어 세상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꿈을 꿀 수가 있다. 꿈꾸는 자만이 꿈을 누릴 수 있다. 패자부활전이란 게 있어 인생은 더욱 스릴이 있다. 50대 중반에 접어든 오프라 윈프리, 다 져가던 게임에서 뒤집기 한 판으로 멋지게 성공한 그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