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 신고

2004.05.10 14:51

오영근 조회 수:375 추천:18

첫 입술을 찾습니다!
그러니까
중학교 3학년 땐가 봅니다.
외사촌 여동생이
우리집에 와 자고 갔는데
없어졌습니다.
그녀나 나나
모두 간뗑이가
부었었나 봅니다!

첫 키쓰를 찾습니다!
그러니까
대학에 합격하여 우쭐대던
크리스마스 이브였나 봅니다.
달빛이 영롱한
경복궁 돌담길을 걸어
그녀 집에 바래다 주었는데
없어졌습니다.
그녀나 나나
제 정신이 아니었나 봅니다!

첫 동정을 찾습니다!
그러니까
군대 갔다 휴가나온 날
밤이었나 봅니다.
완전 자유인으로
아래 위 뵈는게 없는
하룻 강아지가
청개천 다리 밑을 서성거렸는데
없어졌습니다.
그 땟 돈 30환 짜리지만
거의 빼았기다 시피 한
어리둥절한 분실이었습니다!

아아! 그러나 나의
첫 입술과
첫 키쓰와
첫 동정을 바친
행복한 역사는
영원히 게시해야 될
분실신고입니다!
영원히 찾아서는 안될
분실신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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