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죄인

2004.05.17 15:29

오영근 조회 수:284 추천:20

바닷가의 죄인

쏴아아 쏴아아
바닷가에 서면
오구구 밀려오는
잔잔한 아우성!
태고쩍 진
빗을 갚으라는
떼거지 소리!
빗진 나는
어디에 숨어야 하나?

철썩 따악 철썩 따악
바닷가에 서면
저 불쌍한 바위섬이
억겁년 뚜둘겨 맞는
비명 소리!
태고쩍 진
빗을 갚으라는
물매 소리!
바위섬이 빗을 갚고
언제 모래섬이 될라나!

아장 아장
애기발자욱은
금새 물지우개가 지우지만
흐늘 흐늘
부등켜 안은 젊은 연인은
거의 화석으로 굳었네!
홀로 외로운
늙은이는 바닷가의 죄인!
시나 한 수 읊고
화석으로 굳을까?

아아!
바닷가에 서면
비릿한 바닷물 냄새!
아득한 고향 냄새!
엄마의 멘스 냄새!
태산같던 나의 꿈은
모래알처럼 흐터져
물거품이 된다!
빗쟁이가 된다!
엄마뱃속의
아늑한 궁전으로
돌아갈까나?
저 푸른 바닷속
용궁으로
돌아갈까나?
돌아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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