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우물

2005.09.29 15:02

오영근 조회 수:169 추천:30

태어나는 날 부터
내 작은 두레박으로
쉬지않고 소리도 없이
어둡고 깊은
시간의 우물을 퍼내고 있다.

퍼도 퍼도 마르지않는
생명의 우물은
빨주노초파남보
영롱한 무지개 빛갈로
스며 솟아 오른다.

우물 밑바닥에서
형벌처럼 스미는
불안과 걱정
고통과 슬픔의 시간은
짐짓 부셔저 내리는
운명으로 메워 버릴까?

우물 벽에서
축복처럼 괴어 나오는
고요함과 행복
기쁨과 오르가즘의 시간은
쥐어 짜 즐기리라
마지막 한 방울 까지.

여름날 저녁엔
웃통을 훌딱 벗고
에에라!
시간의 우물 곁에서
시원한 등물도 즐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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