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밤

2005.09.30 04:19

오영근 조회 수:174 추천:22

내 나이
주착없는 70인데
왜 이렇게 아직도
가슴이 울렁거리지?

우리의
첫 작품을 위한
너무나도 엄숙하고 황홀한
기공식이었기 때문일까?

평생 줄 사랑을
하룻밤 사이에
몽땅 쏟아 부어
허탈감에 빠졌기 때문일까?

밤 새도록 거북춤 추며
밤꽃놀이를 즐기다
탈진해 뻗어버린
부끄러운 영광 때문일까?

아아!
첫날 밤
쏟아 부운 애액만큼
끈저억하고 향기로운
우리의 사랑은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쯔를 타고
너울거렸어라.

영원한 첫날 밤으로
울렁거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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