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의 원죄

2006.07.14 06:42

오영근 조회 수:207 추천:23

여보
고통에 신음하는 당신
언젠가는
흰 침대 시이트로
고운 얼굴을 덮으며
미소짛을 인정없는
남편을 용서해 주오.

여보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당신
일과처럼 하는 아침인사
"오늘도 죽지않고
심장은 왜 이리 뛴다지?"
"죄를 많이 짛어
벌받아 그렇지 뭐긴 뭐야!"

여보
하나님도 못고친다는 당신
주기도문처럼 믿음과
안락사처럼 사랑과
의사의 처방처럼 소망 사이를
수없이 넘나들며
죄값을 치루는 게 재미있구려.

여보
사랑하기 때문에 미운 당신
사랑하고 미워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지는 날
하늘문을 향하여 함께
딴따따따 발맞추어
또 한번 걷고 싶구려.

사랑할 이유만이 있던
황홀하였던 그 날처럼
황홀하였던 그 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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