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2

2007.01.04 07:35

오영근 조회 수:135 추천:24

우리가 원한 것은
성극연습을 끝내고
함께
걷는 것이었지.

달도 밝은 밤
중앙청 옆 사간동
너의 집
어두운 골목길.

두번씩이나 바래다 주고도
헤어지기 아쉬운 우리는
담장에 기댄 채
숨막히는 석고처럼
달아 올랐지.

별은
놀란 토끼같은 너의
가랑가랑한
눈동자처럼
빛나고.

두꺼운 오바속의
두 가슴은
어디론가 좌표를 잃고
길길이
뛰어가고 있었지.

아아!
이 황홀한 맛 때문에
꿀맛같은
밀회라고 하였던가.

이토록 오래
잊을 수 없는
밀회 때문에
"첫 사랑은 영원하다"고
하였던가. 얼씨구!

일흔네살의 주책인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5 시선이 되는 날 오영근 2005.09.30 96
284 밤하늘 오영근 2005.10.04 103
283 다섯번 웁니다 오영근 2005.09.30 110
282 시는 05-9 오영근 2005.10.04 116
281 재활병원 30호실 오영근 2005.09.29 120
280 죽어 가는 즐거움 오영근 2007.08.30 123
279 시는 05-1 오영근 2005.09.27 125
278 나는 시인이다 오영근 2005.10.03 126
277 눈(眼) 오영근 2005.10.03 126
276 시는 05-3 오영근 2005.10.04 126
275 종의 기원 오영근 2007.02.06 127
274 시는 05-6 오영근 2005.10.04 128
273 아내와 그녀-4 오영근 2005.10.03 130
272 낚시꾼의 기도 오영근 2007.05.30 130
271 출생 명세서 오영근 2005.10.04 133
270 검은 눈동자 오영근 2007.01.14 133
269 점의 크기 오영근 2007.02.07 134
268 눈오는 아침 오영근 2005.09.30 135
» 밀회-2 오영근 2007.01.04 135
266 춤추는 삶 오영근 2007.03.22 135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1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