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오십니다

2009.01.29 00:31

오영근 조회 수:371 추천:44

님이 오십니다
보이지도 않는데
눈치빠른 내 눈은
벌써 생글생글하는 님의
얼굴을 보고 있습니다.

님이 오십니다
들리지도 않는데
코끼리같은 내 귀는
벌써 속삭이는 님의
마음을 듣고 있습니다.

님이 오십니다
가까이도 안왔는데
세파트같은 내 코는
벌써 본능을 좇아 님의
살냄새를 맡고 있습니다.

님이 오십니다
입맞춤도 안했는데
까불이같은 내 혀는
벌써 달콤한 미각을 찾아
님의 입속을 헤멥니다.

님이 오십니다
껴안지도 않았는데
목석같은 내 몸은
벌써 사시나무처럼 떨다
오시는 길목에 누웠습니다.

아아! 님이 오십니다.

나의 사랑하는
중전마마가 납십니다
상감마마가 일어섭니다
포토맥의 아늑한 콘도 방은
행복한 우드뷰 궁전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5 시선이 되는 날 오영근 2005.09.30 96
284 밤하늘 오영근 2005.10.04 103
283 다섯번 웁니다 오영근 2005.09.30 110
282 시는 05-9 오영근 2005.10.04 116
281 재활병원 30호실 오영근 2005.09.29 120
280 죽어 가는 즐거움 오영근 2007.08.30 123
279 시는 05-1 오영근 2005.09.27 125
278 나는 시인이다 오영근 2005.10.03 126
277 눈(眼) 오영근 2005.10.03 126
276 시는 05-3 오영근 2005.10.04 126
275 종의 기원 오영근 2007.02.06 127
274 시는 05-6 오영근 2005.10.04 128
273 아내와 그녀-4 오영근 2005.10.03 130
272 낚시꾼의 기도 오영근 2007.05.30 130
271 출생 명세서 오영근 2005.10.04 133
270 검은 눈동자 오영근 2007.01.14 133
269 점의 크기 오영근 2007.02.07 134
268 눈오는 아침 오영근 2005.09.30 135
267 밀회-2 오영근 2007.01.04 135
266 춤추는 삶 오영근 2007.03.22 135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11,550